매일신문

[사설] 불법 건축물 논란 포항제철소, 다시 한번 안전을 주문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부지 내 수백 동의 건축물이 불법 준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홀딩스가 출범하면서 포스코 보유 재산 목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건축물대장과 달리 현장에 건축물이 없거나 있더라도 다른 형태였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 신축 신고나 말소 신고 등을 누락했다는 의혹이다. 사실이라면 지방세 탈루액만 수백억 원대로 추산된다.

도면과 다른 건물도 상당수였다. 도면에는 2층 건물인데 현장에는 3, 4층인 경우도 허다했다는 것이다. 신축과 말소가 잦고 그때마다 신고하는 과정이 번거로우니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포스코 측은 반박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내 3천300여 건축물에 대해 적법한 신고와 허가 등의 절차를 거쳤다는 주장이다. 현장을 확인한 이들의 증언과 판이하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현장 공개를 통해 확인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포스코는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 불법 건축물로 채워진 게 사실이라면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효율성에서는 일리가 있지만 안전성과는 거리가 있어서다. 불법 건축물에는 감리 등 감독 기능을 하는 제어판이 없다. 소방 규정의 테두리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화재나 안전사고 발생 등의 위험이 상존한다고 보는 이유다. 특히 포스코는 얼마 전에도 납품업체 비리로 말썽이 일었던 곳이다. 근로자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품의 납품 비리였기에 비판의 목소리는 컸다.

불법 건축물을 양산한 관행은 포항제철소가 국가보안목표시설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포항제철소를 포항시청 등 관계 기관이 쉽게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게 문제를 부추긴 것이다. 사실상 치외법권 구역이었다. 불법행위가 오랜 기간 묵인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배경이다.

국가보안목표시설일수록 안전 시스템 확립은 필수다. 늦었지만 포스코홀딩스 출범으로 전과(前過)가 알려지게 됐다. 안전 확립 의지를 재차 다질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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