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년 외식사업 외길' 장영진 삼수장어 대표 "장사 성공하려면 사람 좋아해야"

음식장사 첫 발 내디딘 사람들에게 전하는 조언

최근 새롭게 지은 삼수장어 신천동로점에서 만난 장영진 대표. 이화섭 기자.
최근 새롭게 지은 삼수장어 신천동로점에서 만난 장영진 대표. 이화섭 기자.

예나 지금이나 '나도 장사나 해 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건드리는 업종이 음식점이다. 어떤 이는 자신의 손맛과 아이디어를 믿고 호기롭게 가게를 차리는가 하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달려가서 창업의 길을 여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시작이 컸든 작았든 그 끝이 창대한 사람은 많지 않다. 2020년 기준 대구의 음식점 갯수는 3만588개. 이 어마어마한 숫자 속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음이 큰 이유라 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음식점 사장님'의 꿈을 접으란 이야기가 아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잘 찾아보면 새로이 발을 내딛는 사장님들을 위한 멘토는 어디에나 있다. '삼수장어'의 장영진 대표도 지면을 통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초보사장'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자신의 40년간 해 온 외식사업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은 책 '사람이 좋다 삼수가 좋다'를 펴낸 장 대표를 통해 요식업에 뛰어든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에 펴낸 책은 13년 전 같은 제목의 책에서 내용을 좀 더 정리하고 보완해 낸 개정판이다.

장 대표 또한 코로나19의 파고를 견뎌내기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이를 이겨낸 방법으로 코로나19로 음식점 방문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준 단골들의 끈끈함, 30% 할인된 가격의 포장 판매, 직원들의 무급 휴가 등으로 버텨왔다는 것. 특히 무급 휴가의 경우 직원들의 이해와 수용이 없었다면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장 대표는 말한다. 여기서 장 대표는 음식점 경영의 비법으로 '직원을 기분좋게 하라'는 조언을 내 놨다.

"직원은 고객과 바로 만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직원이 기분 좋아야 손님의 기분도 맞출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직원 만족이 고객 만족'이라는 마음으로 항상 직원들의 대우를 잘 해 주려 노력합니다. 예전에는 직원들이 움직이는 게 내 마음 같이 않아서 힘들었던 적이 있지만 한 20년 넘게 장사하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 '나와 같은 사람은 없다' 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 때부터 다름을 인정하고 직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감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장 대표가 '삼수장어'를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점으로 만드는 과정은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대 때는 앞날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한 적도 있고, 다른 업종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기도 했고, 지금의 신천동로점을 세울 때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장 대표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잘 될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마음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 홀로 3형제를 키우셨어요. 그 때 어머니로부터 따뜻한 말, 좋은 말도 많이 들었죠. 그리고 큰 형님도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기도 했고 거기서 다시 재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안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던 것 같아요. 제가 사업을 할 때에도 늘 '잘 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해야 할 때는 했던 게 지금의 위치에 오게 된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장 대표는 '최소 1~2년간은 원가 계산하지 말고 많이 주라'고 조언한다. 재료를 아끼면 음식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일단 맛있게 만들어서 손님들의 마음을 잡으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장 대표가 젊은 시절 고깃집으로 음식 장사를 시작했을 때 큰형님이 "딴 데보다 싸고 친절하고 많이 주는데 안 오고 배기겠느냐"고 한 데서 기인한 조언이다.

장 대표는 "'레스토랑'이라는 말의 어원이 휴식을 취하고 원기를 회복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며 "푸짐하게 주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의 건강도 함께 생각하는 진심이 있어야 손님을 오래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음식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겸손하라'고 조언했다.

"장사에 성공하려면 사람을 좋아해야 합니다. 직원들 중에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회의 때 눈빛이 살아있는 직원은 독립해서도 성공하더군요. 그리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항상 '고생'과 '겸손'을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합니다. 오죽하면 '밥 장사 해서 남는 건 골병 뿐'이라고 이야기하겠습니까.

그리고 목이 뻣뻣한 사장에게 누가 밥 먹으러 오겠습니까. 손님들이 섭섭하지 않게 음식을 풍족하게 내고,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 모두 '고생'과 '겸손'을 마음에 품지 않으면 쉽게 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장 대표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넌지시 말했다."제가 살아있는 동안 서울 진출을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외식업의 각축장이 바로 서울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진출에서 살아남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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