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두류공원 리뉴얼 사업

권영시 전 대구시 도시재생자문단 위원

권영시 전 대구시 도시재생자문단 위원
권영시 전 대구시 도시재생자문단 위원

대구는 북쪽에 공산이던 팔공산, 남쪽으론 포산이던 비슬산이 각각 자리한다. 공산은 통일신라 오악의 하나인 부악(父嶽)으로 불렸고, 중악으로도 불려 나라에서 중사를 지낼 만큼 섬긴 산이었다. 포산은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거친 비슬기맥의 정점에 천명의 도인이 나온다는 전설 어린 산이고 보면, 일찍이 관기·도성·반사·첩사·도의·자양·성범·금물녀·백우사 등 아홉 성인의 행적이 '삼국유사'에 전한다.

대구는 북쪽의 팔공산이 겨울바람을 막아 온화하다. 비슬산은 남태평양의 태풍 진로를 막아 홍수 태풍 피해를 줄인다. 비슬산 북쪽 끝에 성불산(앞산)이 자리하고 금호강까지 평지로 이어진다. 1918년 조선총독부 발행 '대구부지도'에 성불산 산줄기는 봉산(연귀산)이던 월견산(구암대, 대구제일중학교)까지 뻗었다. 두류산으로 이어진 산줄기는 지금의 영남대병원을 거치면서 동산으로,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에서 달성·비산까지 뻗었다. 성불산 서쪽에선 학산으로 뻗었다. 지금의 영선시장이 영선못이며, 서문시장은 천왕당지로 표기됐다. 일제가 1923년 천왕당지를 메우면서 주변의 흙을 파내다가 고분군이 발견되면서 금동관 2점이 한꺼번에 출토되었다.

성불산 물줄기는 성불산 산줄기를 끼고 대명천과 달서천을 이루고 대명천은 두류산을, 달서천은 달성과 비산을 끼고 흐르며, 진천천은 월배를 관통하는 등 모든 물줄기는 낙동강에 합류된다. 이런 역사와 지리 및 환경이 탁월한 대구는 시가지가 개발되면서 산천·형승·성지 등이 사라진 곳도 없지 않다. 가령 '대구읍지'에 보인 연귀산과 입암, '대구부지도'의 영선못과 천왕당지가 그렇다. 메운 지 오래지 않은 배자못 역시 이름마저 아스라이 잊어진다. 두류산도 개발과 시설에 잠식당하긴 마찬가지. 원래는 덩치 큰 하나로 된 산이었지만 두류공원네거리~두류네거리를 잇는 '두류공원로' 7차로 광로가 양분시킨다.

최근 매일신문에 대구시가 지역의 대표 공원인 두류공원에 2030년까지 사업비 1천35억 원을 투입해 리뉴얼 사업을 추진한다고 보도됐다. 대구시 컬러풀 뉴스룸을 통해 본 종합계획도에도 야구장은 시민광장으로, 테니스장은 열정광장으로, 성당못 아래 토지는 도시숲으로, 두류수영장 앞 주차장은 지하주차장으로 바꾸는 등 여러 계획이 반영되어 있다.

이로써 몇 가지 제안한다면, 광·대로는 지하 터널 차도를, 지상에는 산림으로 원상회복시켜 건강한 생태환경을 구축하자.

공원 진출입 차량은 문화예술회관 진입로와 야외음악당로로 한정하거나 지하주차장 또는 터널과 연계하는 등 기존에서 줄인다. 공원 이용객과 시청 내방객은 건강한 산과 공원 어디로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리라. 나아가 이번 리뉴얼 사업장에도 가시나무를 곁들이자. 금봉산과 두류도서관 뒷산에서 어리디어린 수많은 가시나무 자생 개체를 발견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민감한 난대수종이 이미 대구에 터를 잡았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당시 어렵게 결정된 가시나무 가로수를 느티나무로 대체하고 버스승강장에만 모아 심은 것은 고육지책이었지만, 푸른 대구로 가자면 아직도 유효하므로 어차피 심을 조경수, 늘 푸른 가시나무를 많이 심자.

끝으로 여름철 도로의 열섬현상도 폭염을 유발하고 수경시설은 시민의 건강한 삶과 직결된다. 두리봉네거리에 폭포를 만들자. 도로 터널화와 산림 복원은 거대한 프로젝트여서 향후 별도 검토, 추진할 사안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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