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확진자 발생 대구 학교 중 60%가 대체인력 없이 급식"

학비노조, 확진자 발생한 학교 31곳 중 19곳 대체인력 없어"  
"대구시교육청 대체인력풀 급식실 종사자 207명 중 실제 연락 받는 건 10여 명뿐"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향하는 가운데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대구학교안전공제회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향하는 가운데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대구학교안전공제회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코로나19 확진으로 학교 급식 인력에 공백이 생겨도 대체인력 투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대구지부(이하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급식실의 코로나19 확진자와 대체인력 수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30일 조사를 벌여 대구 32곳 학교의 답변을 취합했다고 31일 밝혔다.

학비노조 대구지부에 따르면, 학교 32곳 중 31곳이 학교 급식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이중 확진자 1명이 19곳으로 가장 많았고, 2명은 8곳, 3명 이상은 4곳이었다.

확진자 발생 학교 중 19곳은 대체인력 없이 일했다고 응답했다. 대체인력 없이 일한 기간이 하루인 학교가 9곳, 이틀이 3곳이었다. 사흘 이상 대체인력이 없었던 학교도 7곳이나 됐다. 최장 5일 동안 대체인력을 못 구한 곳도 있었다.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평소에도 고강도 노동을 하는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대체인력 없이 급식을 하고 있어 각종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대체인력풀을 운영하고 있다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31일 기준 유·초·중·특수·비교과(보건, 영양) 교원 그룹에 등록된 누적대체인력은 8천903명이다. 급식실 인력을 비롯한 공무직 그룹에 등록돼 있는 누적대체인력은 1천289명이다.

학비노조 대구지부의 조사 결과, 이 대체인력 중 급식실 조리사와 조리원 등 급식실 종사자는 207명이다.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지난 28일 207명 전원에게 '대체인력으로 일하기를 원한다면 연락을 바란다'고 문자를 보낸 결과, 이날 현재까지 답장이 온 것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대체인력 명단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가 현재 학교에 입사했거나 다른 업종에 종사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일부라 유명무실하다"며 "시교육청이 대체인력풀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급식실 대체인력을 구할 때마다 지인 소개나 학비노조 단체 채팅방에서 인력을 구하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정경희 학비노조 대구지부장은 "시교육청에 실효성 있는 대체인력제도 운영과 인력충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체인력으로 등록된 구직자 중 단기간보다 최소 몇 달이라도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하는 분이 많기 때문에 학교 현장과 구직자 간 요구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 때문에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여전히 센터 인력풀 명단에 계속 등록해 놓는 분들도 있지만 이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대체인력 등록 시 구직자가 희망 노동 기간과 장소를 보다 세부적으로 적게 해 센터를 통한 연계율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센터에 등록하는 구직자에게 학교에 하루이틀 나가서 일하는 것도 경력으로 산정되니 요구에 응해달라고 홍보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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