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정부, 장례식장 대란 묘수 없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도 전국적으로 1만6천 명을 넘었다. 이달 들어서만 코로나19 사망자가 8천 명에 육박한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전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3월 한 달 사이에 나왔다. 장례식장이 만원을 넘어 대란 수준에 이르렀다. 시신을 둘 곳이 없어 상온에 방치했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장례를 치르고 시신을 다시 안치실에 보관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눈 뜨고 못 볼 편법도 생겨나고 있다. 시신을 2구씩 안치실에 겹쳐 넣는다든지, 상온에 시신을 방치했다 적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부패한 시신에서 나는 냄새를 지우려고 탈취제를 뿌렸다는 증언도 있다. 무연고 사망자는 자연히 뒷전이다. 결국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관할 장례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다.

유족들은 가슴을 친다. 화장 처리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5, 6일장도 다행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정이 이러니 원정 장례도 마다치 않는다. 장례와 관련된 건 죄다 공급 부족에 시달린다. 장례 수요가 늘면서 '관'(棺) 공급도 여의치 않다고 한다. 최근에는 돌아가시기도 전에 안치실부터 확인하는 촌극이 빚어진다. 오미크론 유행이 완만한 감소세에 들어섰다지만 지켜볼 수만 없는 노릇이다.

장례식장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에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정부 방역 지침에 눈길이 간다. 코로나19 사망자를 화장 처리하도록 한 탓이다. 올 1월에야 매장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바꿨다지만 하나 마나다. 시신 백에 넣고 비닐로 싸두니 육탈(肉脫)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거다.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하루 3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부는 예측했어야 했다. 국민들이 아우성치고서야 점검하는 건 사후 약방문 격이다. 지금이라도 장례식장 대란을 해결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고령층 위중증 환자에 대한 발 빠른 대처에 나서야 한다. 31일 신규 사망자의 85%가 70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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