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TK 현안, 물꼬 트려면 현장 목소리 들어라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 군위의 대구 편입, 통합신공항 조기 건설 및 활성화라는 대구경북 현안이 표류할 기미다. 대구경북 시도민이 20대 대선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지역 정치권이 사분오열하고 있어서다. 지역구 공천 등 정치적 셈법에 현안이 배제되면서 시도민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역 공약의 국정 과제화 작업에 돌입했음에도 추진 동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명쾌하게 진행되는 게 없다. 군위의 대구 편입은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인 김형동 국회의원을 필두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도 속도를 못 내긴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의 대구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대구시와 국방부의 통합신공항 기본계획 구상 용역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 취수원 구미 이전과 관련한 '낙동강 통합 물관리 협정 체결식'은 우여곡절 끝에 4일 세종시에서 열린다. 반면 밀실 협약이라며 반발하는 구미 지역 국회의원들의 목소리가 있다.

이견 개진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대구경북이 이럴 때인지 따져봐야 한다. 대구는 28년 연속 일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꼴찌다. 상용근로자 평균임금은 전국 평균의 86.4%에 그친다. 전체 인구도 줄어든다. 더욱이 청년들이 떠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경보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최근 보고서에는 2040년 대구가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실렸다. 대구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5%는 소멸 위기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대구가 이럴진대 경북은 오죽하겠는가.

현안의 하나라도 물꼬를 터야 한다.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특히 대승적 결단으로 접근할 건 군위의 대구 편입이다. 지역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군민들이 피부로 느낀다. 지도에서 군위라는 이름만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군위 군민들이라고 자존심이 없겠는가. 예천이 안동으로 흡수되는 데 손사래 치듯 똑같다. 군민들이 원하는 건 활력이다. 무엇보다 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을 위한 전제 조건이 군위의 대구 편입이었다. 지역 정치권이 군위에 제안한 것이었다. 정치든 인간관계든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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