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헬싱키에는 노키아라는 업력 150년이 넘는 세계 최고의 휴대폰 제조사가 있다. 2013년 핀란드 GDP의 25%, 수출의 25%를 차지하던 노키아가 스마트폰으로 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몰락하면서 핀란드는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하게 된다.
하지만 노키아의 몰락 이후 '100개의 작은 노키아를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학과 정부가 함께 스타트업 지원에 힘쓴 결과 헬싱키가 유럽의 창업 메카로 부활하여 핀란드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핀란드 사례는 창업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업이 국가경제에 있어 부가적인 것이 아니라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창업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은 성장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하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해서 성공을 보장받거나 10년 후에도 생존하리라는 법은 없다. 생존율을 높이고 성공 창업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예비 창업에서부터 창업 이후 다양한 성장통을 견뎌낼 수 있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5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는 시대에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청년들을 품고 있는 대학의 역할도 중요하다.
앞서 핀란드 사례에서 노키아의 몰락 후 핀란드 경제가 다시 살아나는 데에는 대학이 큰 역할을 했다. 대학들이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창업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교육에 나서고, 젊은이들의 창업 열기로 이어져 핀란드가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대학을 통한 창업 저변 확대와 우수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쏟아왔다. 대학이 '창업의 요람'이 되어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스타트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가 1998년부터 창업보육센터 설치·운영을 지원해 왔으며, 최근에는 청년 창업의 중심 거점이 될 수 있는 대학을 창업중심대학으로 지정하여 청년 창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대구대는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대구경북 권역의 창업중심대학으로 선정됐다. 대구대는 풍부한 창업 인프라(창업보육센터 연면적 9천560㎡, 입주 공간 85실 등),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 대구경북 지자체 및 창업지원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창업 거점기관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창업 정책은 단순히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창업으로 연결하는 것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라는 죽음의 계곡을 지나 예비 유니콘(기업 가치 1천억 원 이상),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심층적이고 정교하게 기획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일관되게 창업·벤처를 지원한 결과 한국은 일본보다 많은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게 되었고, 글로벌을 지향하는 스타트업도 꾸준히 증가했다. 벤처·스타트업의 일자리는 4대 대기업보다 많아졌고, 고용증가율은 전체 기업의 고용증가율보다 3배 이상 높아지는 등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변혁의 시대에 창업 컨트롤타워로서 중소벤처기업부가 20여 년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 지원 인프라와 역량을 갖춘 대학을 스타트업 산실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창업과 일자리 창출로 청년들이 희망을 현실로 만들고 우리나라가 미래 신산업의 태동과 성장을 주도해 글로벌 경제를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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