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행동/건강 Q&A'는 동물과의 행복한 공존을 소망합니다.
◆고양이 행동상담 Q&A
Q. 고양이는 혼자서도 잘 지낸다는데, 고양이는 정말 외로움을 안타나요?
A. 그렇지 않아요. 고양이도 외로우면 병이 됩니다.
고양이가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타지 않는 동물이라고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타고난 조심성 때문에 혼자 지내는걸 좋아하는구나 오해받을 뿐이지, 고양이도 위협과 경쟁이 사라지면 동료와 집사에 대한 유대감을 더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반려견을 낯선 장소로 데려가면 반려인을 의지한 채 정황을 살펴 나간다면, 낯선 장소에 놓여진 고양이는 제일 먼저 자신이 숨을 은신처부터 찾으려 한다. 동물병원을 내원하는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캐리어에 고양이를 넣어오라고 신신 당부드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가 인간을 유난히 따르는 이유는 인간과의 공존에 유리한 사회화 습성 때문이다. 역사를 살펴봐도 약 2만 여 년 이상의 공존 기간 동안 인간들은 자신들이 더 다루기 수월한 온순한 품종들을 선택하여 왔다.
반면에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인간과의 공존이 쉽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유별난 조심성은 작은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한 전략이라기 보다는, 더 큰 포식동물과 맹조류의 먹이감이 되지 않기 위한 생존 본능에서 비롯되었다. 주로 야간을 이용해 사냥하고 낮에는 숨기 급급했다. 야행성이며, 독립 생활하고, 좁고 높은 은신처를 선호하는 습성 모두가 생존을 위한 본능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공존 역사도 불과 5천 여년 정도에 불과하다 보니 일부 동물학자들은 고양이를 반(Semi)반려동물이라 규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조심성 많고 독립적으로 지내러 한다고 해서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귀가 시간에 맞춰 집사를 맞이하고, 집사가 늦어지기라도 하면 뽀루퉁 불평을 토로하는 고양이도 있다. 집사가 하루 정도 집을 비우기라도 하면 한동안 식음을 전폐한다는 행동 상담도 자주 듣는다. 고양이도 집사와 유대감을 가지며 혼자 내버려지는 걸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반려견이 보이는 분리불안과는 사뭇 차이가 있다. 반려견이 주인에 대한 애착이나 집착에서 비롯되는 정서 불안을 호소한다면, 고양이는 반복되어 온 일상이 흐트러진 데 따른 불만을 토로하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일상의 루틴을 지켜주는 것 만으로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반려견 이상으로 고양이가 집사를 애착하는 경우도 있다. 유아기적 성향이 강한 고양이들이며 집사를 마치 형제나 엄마, 심지어 자신의 새끼인양 보살피려 들 때도 있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모든 집사가 꿈꾸는 로망이다. 어떻게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할 운명이다.
고양이도 외로움을 타며, 그 외로움이 깊어지면 병이 되기 마련이다.

◆고양이 건강상담 Q&A
Q. 고양이가 숨을 못쉬어 동물병원에 갔더니 흉수가 찼다고 합니다. 왜 그런거죠?
A. 흉수는 폐와 흉벽 사이 흉막강에 삼출물(체액), 혈액, 고름, 유미 등이 고인 상태를 말합니다. 흉수는 폐를 압박하여 호흡곤란을 유발시키는 응급상황입니다.
고양이가 숨쉬기 어려울 정도라면 이미 상황은 매우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최대한 서둘러 동물병원을 내원해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폐수종, 흉수, 폐렴, 이물성 호흡곤란등을 신속히 감별 진단해야 한다. X-ray 검사와 초음파 검사가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된다.
검사를 통해 흉수로 인한 호흡 곤란이 확진되었다면 흉수 제거를 위한 응급처치가 이루어진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갈비뼈 사이로 카테터를 삽관하여 흉수를 제거한다. 제거 과정에서 폐포와 혈관이 손상받지 않도록 매우 주의스럽다. 언제라도 심장 쇼크가 발생할 수 있음을 대비하고 보호자에게도 고지해두어야 한다. 고양이의 성격도 치료 예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배농한 흉수가 어떤 성분인가에 따라 그 원인을 유추할 수 있다. 심장병, 림프관질환, 감염증, 외상 등의 다양한 원인들이 감별 진단해야 한다. 그 원인이 정확히 감별되어야 생존율을 높이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흉수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응급내원한 벵갈고양이 '하루'를 소개한다. 며칠전 까지만 해도 건강했던 하루는 얼마 전부터 식욕이 줄고 체중이 줄었으며 덜 움직였다고 한다. 밤사이 호흡곤란이 현저해져 동물병원을 내원한 케이스였다.
하루는 X-ray 흉부 사진에서 흉곽의 70% 정도가 흉수로 가득차 폐 호흡이 어려운 경우였다. 긴급하게 보호자에게 위급 상황을 고지하고 치료 과정의 위험성을 설명드렸다. 고압 산소를 공급하며 갈비뼈 사이에 22G 카테터를 삽관하여 흉수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흉수는 혈양성이였으며 800cc 정도가 제거되었다.
흉수가 제거된 하루는 호흡이 안정되며 빠르게 기력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흉수 성분검사, 혈액검사와 심전도,심장초음파 검사가 진행되었다. 흉수가 형성되는 원인을 찾아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하루'는 고양이 비대성심근병(HCM, Hypertropic Cardiomyopathy)에 의해 흉수가 형성된 것으로 진단되었다.
고양이 심근비대증은 심장벽을 구성하는 심장근육 특히 좌심실의 심근이 비대해지는 특징이 있다. 비대성심근증은 랙돌, 메인쿤, 페르시안, 아메숏 등이 유전적 소인이 높은 편이며, 코숏을 비롯한 대부분의 고양이에서도 발병한다.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는 고양이들이 1년 미만의 어린 연령에서 발병하는 편이며, 그외 품종에서는 성묘가 된 이후에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비대성심근병은 좌심실의 이완성 장애가 생기고, 심방이 확장되며, 심실에서 대동맥·폐동맥으로 혈액이 원활히 나가지 못하고 혈전이 형성되고 혈압이 상승하는 등의 복합적인 문제를 유발시킨다. 이로 인해 갑작스러운 심정지가 발생하기도 한다. 폐에 물이 차거나 흉강에 물이 차는 흉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비대성심근병은 초기에는 심근 질환이 국소적으로 발현될 때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심근의 비후가 여러 부위로 확산되면 증상이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다. 조기 예측을 위해서는 pro BNP 검사와 심장초응파 검사가 유의성이 높아, 최근 고양이 정기건강검진에 적극 활용되는 편이다.
'하루'는 흉수 제거 후에도 3일 간 고압산소ICU 입원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지만 보호자에게는 안타까운 사실을 고지해드려야 했다.
'하루'가 현재는 잘 먹고 호흡도 원활하지만 고양이 확장성심근병증(HCM)은 예후가 불량하며 점차 악화되는 질병임을 설명드려야 했다.
이처럼 흉수의 형성 원인은 심장병, 임파관질환, 감염병, 외상 후의 요인 등의 여러 원인들이 존재하며, 응급 흉수 제거와 고압산소 등의 집중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시키더라도 그 원인을 정확히 감별하여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순석원장
서울시 동물보호위원
(사)한국동물보호표준협회 고문
(사)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이사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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