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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등 양주 인기…올해 대구권 이마트 양주, 소주 매출 추월

"젊은층 양주 선호 현상이 뚜렷"

GS25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위스키 모습. 위스키가 젊은층의 인기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GS25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위스키 모습. 위스키가 젊은층의 인기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대구권 이마트 주류 매출 비중에서 양주 매출이 처음으로 소주 매출액을 뛰어넘는 등 양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대구권 이마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위스키 등 양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4% 신장됐다. 같은 기간 소주는 11.8% 올랐고, 국산 맥주(2.0%)나 수입 맥주(-2.2%) 등 주류의 경우 오히려 감소하거나 저조한 신장률을 보였다. 양주는 코로나19 확산 첫 해인 2020년엔 25%, 2021년엔 52.8% 등 다른 주류보다도 높은 신장률을 기록해오고 있었다.

대구권 이마트의 매출 비중을 보면, 양주는 27.5%를 차지해 맥주(47.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소주는 25.5%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소주(24.2%)가 양주(21.0%)의 매출보다 높은 현상이 지속됐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류 판도가 뒤바뀐 것이다.

양주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주류별 매출에서 맥주 판매 비중이 절반 아래로 떨어진 현상도 나타났다. 마트 업계는 소주·맥주의 전체 매출액이 출고가 인상 소식 등으로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것)이 발생하며 전년보다 증가하긴 했지만, 양주의 매출 증가율이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주·맥주의 주류 매출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스키는 '독하고 값비싼 술'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위스키에 소다수를 타서 도수를 낮춰 마시는 '하이볼' 문화가 확산했다. 4일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하이볼' 단어를 입력하면 관련 게시물만 36만여 건에 이른다. 치킨·떡볶이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에 하이볼을 곁들어 먹는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주류업계는 1만원 안팎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위스키를 속속 내놓으면서 젊은 세대들의 진입장벽도 낮추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인 '랭스'를 내놨는데, 마트에서는 9천900원(700㎖)에 볼 수 있다. 양주 공병이 인테리어 등으로 활용되면서 당근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리셀'(되팔기)되고 있는 점도 MZ세대가 주목하는 매력 요인이다.

대구 번화가에도 위스키를 취급하는 가게가 많아졌다. 동성로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45) 씨는 "하이볼 메뉴를 작년부터 추가해 한 잔당 9천원에 팔고 있는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제조 시간도 3분이 채 걸리지 않아 간편하고 마진도 꽤 쏠쏠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홈술' 열풍 등으로 젊은층이 양주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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