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尹 정부에서 대구경북 인사 역차별 있어서는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호남 출신인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보수·진보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섭렵한 경력에 윤 당선인이 강조한 국민통합형 경제전문가란 점이 인선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당선에 결정적 공헌을 한 대구경북 입장에서는 총리 인선 결과에 섭섭함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총리 인선에서 지역 인사들이 소외됐기 때문이다. 지역 출신인 김병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이 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낙점을 받지 못했다. 윤 당선인이 주안점을 둔 경제를 다룰 실력,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이력을 갖춘 지역 인사들이 적지 않았지만 배제됐다. 대구경북이 역차별을 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안 나올 수 없다.

더 큰 우려는 장관 인사에서마저 지역 인사들이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현재 지역 국회의원 중 추경호·임이자·윤재옥·이만희 의원 등이 입각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 탄생에 대한 기여도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역량 등을 고려하면 장관으로 발탁되고도 남을 인사들이다. 문제는 윤 당선인이 정치인이 아닌 관료를 선호하고, 지역 안배에 치중해 장관 인사를 할 경우 지역 인사들의 입각이 최소한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장관 인사마저 대구경북이 물을 먹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은 진보 정권에서는 표를 적게 줬다는 이유로 인사에서 철저하게 배제됐고, 보수 정권에서는 정권 창출 지역임에도 역차별을 당해 인사에서 소외됐다. 윤 당선인마저 총리 인선에 이어 장관 인사에서 이런 조짐을 보여 우려가 크다. 정권 교체에 어느 지역보다 큰 기여를 한 대구경북에 대해 윤 당선인은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하는 게 합당하다. 새 정부 인사에서 구색 맞추기나 통합 메시지도 필요하지만 핵심 지지 기반을 끌어안는 인사로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것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구경북이 윤 정부에서마저 인사 역차별을 당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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