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PG 너마저’ 가격 연일 최고치…택시도 울고 식당도 죽을 맛

택시업계 “운행할수록 손해…판매부과금 30% 감면 역효과, 보조금 삭감 말아야”
프로판 주로 쓰는 식당도 "재료비까지 올라 적자 폭 더 커져"

국내 LPG 수입업체가 LPG 공급가격을 ㎏당 140원 인상한다고 밝힌 지난 1일 서울 시내 LPG 충전소에 택시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LPG 수입업체가 LPG 공급가격을 ㎏당 140원 인상한다고 밝힌 지난 1일 서울 시내 LPG 충전소에 택시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휘발유·경유에 이어 LPG(액화석유가스) 가격마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서민경제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LPG값 급등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택시업계와 식당, 공장 등은 당분간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대구지역 자동차충전소의 LPG 평균 판매가는 ℓ당 1천162.58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대구 충전소 LPG 판매가는 지난 2월 23일 ℓ당 1천49.64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 추세다.

지난달 국내 양대 LPG 유통사인 SK가스와 E1은 프로판(가정용·상업용)과 부탄(수송용) 등 LPG 공급가를 ㎏당 60원 올린 데 이어 이달에도 ㎏당 14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LPG값은 지난 1월 초 대비 15%나 급등했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역 택시업계는 LPG값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6년 전쯤만 해도 충전소 LPG가 ℓ당 700원대 수준이었는데 요즘 너무 많이 올랐다"며 "운송원가 부담이 너무 커져 택시기사 사이에서는 '운행할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털어놨다.

급등하는 LPG값에 정부는 이날 차량용 부탄 판매부과금을 3개월간 30% 감면한다고 밝혔지만, 택시업계에선 오히려 손해라는 주장이 나온다.

서 전무는 "택시는 기존에도 LPG값에 부과되는 세금 만큼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왔다. 판매부과금이 감면되면서 오히려 보조금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역효과가 나지 않게 보조금을 줄이지 않도록 정부 관계부처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운송업계뿐만 아니라 자영업자가 LPG 판매소에서 구매하는 프로판 소비자가도 크게 치솟았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월 ㎏당 2천350.04원이던 대구지역 프로판 가격은 지난달 2천387.65원으로 37.61원 올랐다. 지난달 전국 프로판 소비자가는 ㎏당 2천412.06원으로 2001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로판은 휘발유나 경유보다 가격이 저렴해 식당에서 주 연료로 쓰인다. 대구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재료비도 너무 올랐는데 LPG 가격까지 올라 적자 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LPG값 급등세가 하루아침에 안정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고, 원·달러 환율도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업계 관계자는 "국제 LPG값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매달 가격을 정하고 여기에 국내 수입업체가 환율과 운임을 반영해 공급가를 결정하는 구조인데, 현재로서는 가격 인하 요인이 전무한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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