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학교 코로나 혼란, 교육부가 나서야

개학 한 달이 지났지만 코로나19 급속 확산에 따른 학교 현장 혼란이 여전하다. 대구는 지난 2월 학생과 교직원 확진자가 각각 9천370명, 1천173명이었다. 하지만 개학한 지난달에는 확진자가 각각 6만2천504명, 5천688명으로 폭증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의 코로나 확진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학교에서는 대체 인력 확보에 비상이다. 지난달부터 임시 교사 구하기에 나섰지만 아직도 구하지 못한 학교도 있다. 코로나 확산이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학교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력한 '거리두기'를 실시하던 재작년, 작년처럼 온라인 원격 수업도 여의치 않다. 그러자면 등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실 수업을 진행하는 한편, 자가 격리 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담임 선생님이 대부분의 과목을 지도하는 초등학교보다 과목별 전담 교사가 있는 중등학교에서는 어려움이 더 크다. 수학 교사가 국어 수업을 맡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니 교과 연구나 학생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같은 업무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다.

학생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학교에 가도 급우들과 대화조차 편하게 나누기 어렵다. 오죽하면 여고생들 사이에서는 "우리 얼굴 보여주기 할까?"라며 순간적으로 마스크를 내려 친구의 실제 얼굴을 확인한다고 한다. 신입생들은 입학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같은 반 친구의 얼굴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이럴 거면 등교 수업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이었나라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 전환 등 판단을 학교장 재량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학교는 등교 수업을 하는데, 일부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할 경우 쏟아지는 학부모들의 민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 코로나 급속 확산은 이미 예견된 바였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현장의 긴박한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해 통일성 있는 지침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에 떠넘길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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