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림이 파탄 나고 있다. 정부가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1년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정부가 갚아야 할 시기가 정해진 확정부채와 공무원·군인연금 등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해 앞으로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비확정부채를 합한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2천196조4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2년 연속 국내총생산(GDP·2021년 2천57조4천억 원)을 넘었다. 이는 국민 한 명당 4천만 원꼴이다.
이 중 정부가 특정 시점까지 꼭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DI)도 2020년보다 120조6천억 원 증가한 967조2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국가부채는 2020년(123조4천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증가 폭이 120조 원을 웃돌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과 비교해 국가채무는 5년간 340조 원 넘게 급증했고, 올해까지 포함하면 400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전체 국가채무의 절반 가까이가 문 정부에서 생긴 것이다. 올해는 더 늘어 1차 추경 기준 1천75조7천억 원으로 1천조 원을 돌파한다. 그 결과 가장 보편적인 재정건전성 평가 지표인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악화일로에 있다. 지난해 47.0%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p), 5년 전보다 11%p 각각 상승했다. 올해는 50.1%로 더 높아진다. 미래는 더 암울하다. 국회 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2031년 국가채무 비율은 81%로 올라간다.
이렇게 된 원인은 "곳간에 곡식을 쌓아두기만 하면 썩는다"는 재정 중독과 도덕적 해이이다. 2017년 400조 원이던 본예산을 5년 만에 1.5배가 넘는 607조 원으로 불렸다. 이것도 모자라 매년 총 10차례에 걸쳐 151조 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앞장섰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40%로 유지하겠다는 경제부총리를 "40%의 과학적 근거가 뭐냐"고 힐난했다.
윤석열 새 정부에 주어진 경제 분야 중대 과제는 이렇게 파탄 난 국가 재정을 재건하는 일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정 지출 수요를 감안하면 참으로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새 정부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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