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尹 정부 최우선 국정 과제로 떠오른 물가 등 민생 안정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2분과로부터 물가 동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물가를 포함해 민생 안정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삼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물가 상승으로 민생이 위협을 받자 인수위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물가 상승 등 윤석열 정부 앞에 놓인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이 31.2%나 오른 것을 비롯해 가공식품(6.4%)과 외식비(6.6%) 등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는 5%나 올랐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 노동계는 물가 급등을 이유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8.5∼10% 올리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50조 원 추경'도 물가를 불안하게 만들 우려가 없지 않다.

복합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는 총체적 비상 상황이다. 물가·금리·환율이 동시에 뛰고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무역 환경도 최악이다. 국가채무는 1천조 원이 넘고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상황과 거시 경제가 심상치 않아 하반기 지표 전망이 어둡다. 세계적 현상이 된 인플레이션은 실질소득을 감소시켜 소비 위축과 성장률 하락을 통해 고물가와 저성장의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 고물가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을 더 힘들게 만들어 양극화를 부추긴다.

윤 당선인이 물가 등 민생 안정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수위는 물가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등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정교한 계획을 짜고 실행 방안까지 준비해야 한다.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기보다 국민 삶에 도움이 될 대책 마련에 집중하는 게 맞다. 경제 정책을 이끌 경제팀에 윤 당선인이 능력을 갖춘 인사들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대선 득표를 위해 쏟아낸 선심성 공약들은 철회하거나 현실에 맞게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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