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산행에서 법흥사터(추정)의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진이 공개되자 불교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은 지난 6일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와대가 직접 배포한 사진 속에 문 대통령 부부가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불교계 인사들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언급한 사진에는 문 대통령 부부가 산행 중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채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5일 산행에서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에 도착해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법흥사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과거 오랜 터가 남아있는 것을 해방 후 다시 세워보려고 준비하다가, 김신조 사건으로 개방됐던 곳이 다 폐쇄됐고, 그 부자재가 남은 거죠"라고 했다. 이에 김 청장은 "구전으로는 이게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저희가 전문발굴 조사를 하면 그런 증거들이 나올 것으로 저희는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불교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면서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탄탄 스님은 "대통령이 전통문화를 이렇게 가벼이 대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왜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대통령 부부도 독실한 신앙인으로 아는데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성물이라도 이렇게 대했을까 싶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도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했다.
한편 1968년 무장공비 침투사건(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인 접근을 제한했던 청와대 뒤편이 지난 6일 전면 개방됐다.
청와대 동쪽 북악산 기슭에 있는 법흥사터는 신라 진평왕 시기 창건된 사찰로 알려졌다. 1965년 청오 스님이 한 차례 증축했으나 3년 뒤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일어나면서 불자 등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폐허가 됐다. 현재는 초석과 와편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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