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가 경북농어민수당을 지역 화폐인 '안동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지만, 사용처 제한 탓에 정작 농사용 비료와 농약 등을 구입하지 못하게 해 논란이다.
7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경북농어민수당은 농업 외 소득이 3천700만원(농업수당은 제한 없음)이 넘지 않는 농가당 1인에게만 60만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안동시는 지난달 11일까지 1차 신청을 받아 이달 초부터 한 농가당 30만원의 지원금을 안동사랑상품권으로 지원했다. 안동지역 내 농가는 2020년 말 기준으로 1만9천여 곳으로 파악된다. 이 중 지난달까지 농어민수당을 신청한 농가는 1만5천900여 곳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이달 초부터 안동시는 농협을 통해 안동지역 농민들에게 농어민수당에 대한 1차 지급(30만원)을 시작했지만, 정작 가맹점 대상에서 농협을 제외하면서 발생했다.
농민들은 대부분 지역단위농협에서 운영하는 영농지원센터에서 비료나 농약을 사는데 정작 이곳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골지역은 변변한 마트조차 없어 대부분이 농협 파머스마트를 이용해 장을 보지만, 마트 사용조차 제한돼 있는 문제도 있다.

당초 안동시는 2019년 안동사랑상품권을 발행할 때 관련 조례를 제정하면서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의 대상자로 농협을 지정해 가맹점 가입을 막으면서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농민 신모(50) 씨는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비료도 뿌리고 밭도 가꿔야 하는데 농민들이 지원금 나왔다고 소고기·돼지고기를 사먹겠느냐"며 "비료나 농자재를 사러 농협에 갔는데 지원금을 받지 않는다고 하니 영세 농민들 우롱하는 일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농민도 "행정구역이 넓은 안동지역의 특징상 농가에서 안동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도심지까지 이동하려면 직접 운전해서 가더라도 40~50분이 소요된다"며 "이 때문에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더욱 쓸모없는 지원사업이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농협과 안동시에는 관련 민원이 폭주하는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안동시에서 농협 일부 매장에만 가맹점을 내줬기 때문에 대부분 농협은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형태"라며 "조합원들이 많은 항의를 하지만 결국 안동시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당초 농협의 가맹점 가입을 제한한 것은 맞지만, 민원이 발생해 2020년부터 읍·면지역 농협만 가맹점 등록을 해줬는데 신청을 하지 않은 곳이 있다"며 "현재 동 단위 농협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데 안동농협은 영농지원센터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북농어민수당은 4~5월 중 1차 지급이 종료될 예정이고 오는 8~9월에는 2차 지급(30만원)이 추가로 있을 예정이라 관련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근 청송지역은 해당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사전에 인지하고 노점상에서까지 지역 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열어둬 안동시의 행정과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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