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 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 지역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썼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오부호비치 마을의 주민들은 BBC에 러시아군의 행태를 생생히 증언했다. 이 곳은 개전 초기 러시아군이 점령해 거점으로 삼았던 곳이다.
주민들이 강제로 러시아군의 '인간 방패'가 된 것은 지난달 14일 밤이었다. 당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병력과 군용차량을 잃어 수세에 몰렸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총으로 주민들을 밖으로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많은 주민이 민간인이 산다는 사실을 알려 공격을 피하려고 자신의 집 출입문에 '사람'이라는 단어를 페인트로 써놨지만 러시아군은 되려 이를 보고 주민들을 찾아냈다.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집에 있던 우리를 총으로 위협해 한 학교에 감금했다"라며 "그들은 자신을 공격에서 보호하려고 우리를 사용했다"라고 BBC에 말했다.
러시아군의 임시 주둔지였던 학교로 끌려간 주민은 노인과 아이를 포함해 약 150명 정도였다. 주민 이반(60) 씨는 "러시아군은 파시스트였고 파괴자였다"라며 "아이들과 사람들이 울부짖는 혼돈이 벌어졌다"라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그 러시아 군인들을 말하기도 싫다"라며 "그들은 인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학교 근처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천장이 무너지면 그곳이 집단 매장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학교에 감금됐던 때 느낀 공포를 전했다. 러시아군 일부는 술에 취해 주민들에게 벨라루스로 끌고 가겠다고 위협했다고 BBC는 전했다.
주민 올레나 씨는 "한 여성은 땔감을 구하러 갔다가 러시아군의 총에 다리를 맞았다"라며 "그들은 그저 재미로 사람에게 총을 쐈다"라고 말했다. BBC는 이날 밤부터 24시간 동안 겪은 충격적인 일과 상황에 대한 주민들의 경험담이 일관됐다며 신빙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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