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삼척 산불이 역대 최장기 산불로 기록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낳았지만 진화 한 달(완진 3월 13일 오전 9시)이 다돼가도록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산불 진화 선진 시스템 마련을 통한 산불의 대형화 방지, 이재민 등의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산불 관련 책임자의 책임지는 모습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시도 경계를 넘어 강원도 삼척까지 확산하면서 진화까지는 역대 최장 시간인 213시간이 걸렸다.
이 산불로 울진에서만 1만4천410㏊(축구장 2만182개 규모)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산불 진화에 연인원 3만6천379명, 헬기 679대, 진화차 342대, 소방차 2천422대가 투입됐지만 주택 등 500여 채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고 3천5천529가구 주민 5천563명이 대피하는 엄청난 피해를 낳았다.
사상 최장 기간, 최대 규모 피해라는 불명예를 안긴 산불이었지만, 국민의 안전과 국가 재산을 지켜야하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관계부처 장관, 도지사, 군수 등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겠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순간 삶의 터전을 잃은 한 주민은 "엄청난 재난이 발생했음에도 정부나 지자체, 누구 하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옛날 같으면 나라님이 백성들에게 잘못을 빌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산불로 애써 가꾼 산림이 잿더미로 되는 일이 매년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 등 관계당국은 '산불 주의보'로 그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 산불 발화자에 대한 엄중 처벌로 그 책임을 완료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산불 예방과 조기 진화, 대형화 방지를 위한 확실한 책임라인 구축이 제기되는 이유다.
울진·삼척 산불이 장기화하면서 큰 피해를 낸 건 건조한 날씨 속에 강한 바람이 지목되고 있으나, 최다 연인원 동원에도 진화에 애를 먹다 이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비로소 '완진'한 건 후진국형 산불 진화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날로 대형화하는 산불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 주요시설의 방어 등 국가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대형 산불진화 헬기 도입, 산불에 대비한 산림 체질 개선 등 중장기적인 플랜 마련에 나설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은 "산불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겠지만 더 크게 확산되는 것을 막는 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면서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는 모습이 있어야 재발 방지나 피해 최소화에 대한 노력도 뒤따를 것이다"고 강조한다.
울진·삼척 산불과 관련해 최병암 산림청장은 지난달 13일 산불 완진을 선포하며 "산불로 안타깝게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이재민과 크고 작은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산림청장으로서 죄송함과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최장 기간 산림을 태우고 많은 피해를 낸 산불은 산림청장의 구두 사과만 있었을 뿐 한 달 째 나서 책임지는 사람 없이 잊혀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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