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그 인물이 그 인물?’ 국민의힘 TK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자들

국민의힘이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을 지난 8일 마감했다. 풀뿌리민주주의 지방행정을 이끌어 갈 기초단체장에는 대구경북에서 총 133명이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해 4년 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평균 출마자 수(111명)를 넘어섰다. 대구는 8개 구·군에서 25명이 공천을 신청해 3.16대 1, 경북은 23개 시·군에서 108명이 공천을 신청해 4.69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4년 전보다 공천 신청자가 많아진 것은 풀뿌리 지방자치에 긍정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천 신청자 면면을 보면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3선 초과 제한에 걸리지 않은 현직 구청장·군수들은 거의 예외 없이 이번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가운데에는 지난 4년간 재임 기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나 치적을 보였다기보다는 구설에 오르거나 존재감이 별로 없는 단체장들이 없다 할 수 없다.

대구경북 공천 신청자 풀(Pool)을 보니 세대 교체는 요원해 보인다. 대구의 경우 국민의힘 공천 신청자 가운데 1980년대생(生)은 고작 두 명이다. 공천을 신청한 현직 구청장들을 보면 가장 젊은 인사가 1962년생이고 5명은 1950년대생이다. 나이가 많다고 역량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구경북에서 3040 젊은 단체장의 등장은 이번에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출신 성분을 봐도 정치인·공직자가 대다수이고 전문직을 찾아보기 힘들다.

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밑도는 현직 단체장에 대해 컷오프를 하지 않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이다. '국민의 힘 공천=당선' 공식이 통하는 대구경북의 정치 지형상 컷오프나 전략 공천 없는 경선 방식은 현직 단체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나와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이대로라면 지역민들은 지난 4년과 다르지 않은 지방행정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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