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지명된 박보균(68) 후보자가 기자 시절 '편향된 칼럼'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 "힘 센 정권,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비판이 언론인의 기본 자세"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11일 오후 2시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있는 임시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면서 "과거 박근혜 정부 잘못도 비판했다. 그런 입장에서 접근해 왔다"며 이처럼 밝혔다.
박 후보자는 중앙일보 편집인 출신으로, 그간 문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지 않아 '깜짝' 발탁 인사로 꼽힌다. 후보자로 지명된 뒤 그가 과거 기자 시절 특정 정파에 치우친 칼럼을 연재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박 후보자는 자신이 과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의 노인에 빗댄 칼럼을 언급하며 "윤 총장이 살아있는 권력과 맞선 데 대해 노인과 바다의 노인처럼 외롭게 투혼을 발휘한다는 내용을 썼다. 당시 윤 총장이 그 부분에 있어서 (노인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맡아왔다. 그간 정치부에서 대부분의 기자 생활을 해 미디어 소통은 강점으로 꼽히지만,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접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정치부 기자를 주로 했지만 문화예술 콘텐츠, 역사,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굉장히 많은 기사를 썼다. 전 세계를 다니면 문화예술 박물관, 역사관, 기록관을 우선적으로 찾아간다. 결코 이 분야가 낯설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나라가 어떻게 문화예술 정책을 차별화하고 경쟁력 있게 활용하고 그 나라의 매력적인 부분으로 만드는지 현장에서 실감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정책을 구사하려고 노력을 바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께선 저의 글을 많이 봐왔고 문화 예술 콘텐츠에 대한 저의 열정을 잘 알고 계신다"며 "정책적으로 잘 추진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배제시켰던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반복되지 않게끔 문화예술인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혼을 자기 작품에 집어넣는 작업을 한다. 혼을 바쳐 자기 분야의 승부를 거는 것이니 문화예술인을 굉장히 존경한다"면서 "그분들이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문체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연루됐던 고위 관료 2명을 징계하는 것과 관련해 전직 장·차관들이 징계 중단을 요청하고 나섰다는 소식을 거론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어제 (장관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악몽처럼 과거에 존재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는 블랙리스트란 단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징계 관련은) 현재 황희 장관 체제에서 다루고 있으니 지켜본 뒤 제 의견은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하면 ▷이어령(1990~1991) ▷이수정(1991~1993) 문화부 장관 ▷주돈식(1994~1995) ▷송태호(1997~1998) 문화체육부 장관 ▷정동채(2004~2006) 문화관광부 장관에 이어 여섯 번째 언론인 출신 장관이 된다.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