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주택 가격 하락·대출 부실화, 대구시장 후보들 대책 제시를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21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1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시 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4% 하락, 지난해 11월 15일 0.02% 하락한 이래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 누적으로 달서구와 달성군 중심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양상이다.

아파트 가격 변동 비교 기준인 매매가격지수도 하락세다. 지난해 6월 28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00'으로 재설정된 이후 대구 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0.8까지 올랐으나 이달 4일에는 99.3으로 떨어졌다. 말하자면, 지난해 6월 28일 1억 원이던 대구의 아파트 가격이 이달 4일에는 9천930만 원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국 아파트값 폭락의 시발지가 대구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의 가계대출 144조5천억 원 중 위험 수준의 가계대출 규모가 41조5천억 원에 달하면서 가계대출 부실 현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데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기존 대출자들의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는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전국 광역시 평균(36.3%)보다 높은 상황(37.7%·지난해 6월 기준)인데 최근 미분양 증가, 가격 하락 등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부담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장직에 출마를 선언한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침체에 빠진 대구를 살릴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대구가 직면한 문제는 인구 감소, 청년 유출, 낮은 가계소득, 전국 최저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 부족한 미래 산업뿐만이 아니다. 가계 빚 폭탄, 주택시장 폭락 위험 등 당장 발등에 떨어지는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 적임자, 경륜, 패기 같은 구호가 아니라 실효적인 비전과 맞춤형 대책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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