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시아군, 우크라 민간인 성폭행 심각…전쟁 수단으로 사용"

집단 성폭행, 자녀 보는 앞에서 범행 등 증언…러 "전쟁 대상 민간인 아냐" 반박
유엔여성기구 "성폭행 피해사례 급증…독립적 조사 필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NR) 관할지역인 볼노바카의 한 아파트 앞에서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병사가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아파트가 우크라이나군 포격으로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NR) 관할지역인 볼노바카의 한 아파트 앞에서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병사가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아파트가 우크라이나군 포격으로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민간인 성폭행을 일삼으며 이를 사실상 전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유엔에서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의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인권단체 '라 스트라다 우크라이나'의 카테리나 체레파하 대표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러시아군에 의해 저질러진 성폭행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단체가 비상 연락망을 통해 러시아군이 1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성폭행했다는 등 연락을 받았다며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집단 강간, 부모 또는 자녀 앞에서의 성폭행 등 잔혹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BBC와 미국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이 탈환되면서 이곳의 미성년자부터 80대 노인까지 러시아군에 의해 성폭력을 당했다는 다양한 증언이 잇따랐다.

포로로 잡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회의에서 시마 바호스 유엔 여성기구 국장은 "러시아군에 의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보고가 급증하고 있다. 정의구현과 책임자 규명을 위해 이 의혹은 반드시 독립적으로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은 인권모니터단을 통해 러시아군의 전시 성폭행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끼슬리쨔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도 "우크라이나 검찰청은 우크라이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러시아군의 성폭행 사례를 기록하고자 특별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측은 전쟁 성폭행 범죄 의혹을 '우크라이나 측의 모함'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 대사는 "러시아군을 성폭행범으로 보이게 하려는 우크라이나 등의 계략이다. 수차 말한 대로 러시아의 전쟁 대상은 민간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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