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이 재미있으려면 '과학실'이 똑똑해야 한다

대구시교육청, 2026년까지 모든 학교에 "대구형 지능형 과학실" 구축
지능정보기술 및 첨단과학기술 기반 장비 통한 탐구 활동으로 이해↑, 흥미↑

지난해 대구 사대부중 3학년 학생들은
지난해 대구 사대부중 3학년 학생들은 '운동과 에너지'단원과 '에너지 전환과 보존'단원을 공부하며 에너지 하베스팅으로 실현하는 에너지 자립학교 디자인 공모전 PBL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지능형 과학실에 구비된 MBL 무센선서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MBL 무선센서'란 무선으로 측정값을 간단하고 정확하게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기이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4월 21일이 왜 '과학의 날'일까? 일제강점기 과학기술 대중화에 앞장섰던 김용관(金容瓘) 선생이, 찰스 다윈 50주기를 맞아 4월 19일을 한국 최초의 '과학데이'로 정한 것에서 유래한다. 김용관 선생이 일제의 탄압으로 투옥되며 5회로 막을 내린 과학데이는, 이후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가 생기며 이듬해인 1968년 '과학의 날'로 부활하게 된다.

과학 활동이 부진했던 당시 조선에 과학을 알리려 분투했던 김용관 선생처럼, 오늘날 교육계 역시 우수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효과적인 과학교육 발전을 모색 중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처음 과학을 만나는 장소이자 과학교육의 근간이 되는 학교 과학실이 더 똑똑하게 변하고 있다.

◆ 대구시교육청, 2026년까지 모든 학교에 '대구형 지능형 과학실' 구축

과학기술이 고도화할수록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더 깊게 원리를 익힐 수 있도록 체험·탐구 중심 과학교육이 중요해졌다.

더불어 인공지능(AI), 가상현실(AR/VR/MR) 등 지능정보기술이 급격히 발달하고 있는 가운데, 지능정보사회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과학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 교육부는 '제4차 과학교육 종합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이뤄진 사업이 지능형 과학실 사업이다. '지능형 과학실'이란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학 개념을 쉽게 익히고 첨단과학기술 기반 장비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탐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능형 과학실 사업은 각 시·도교육청이 자체 계획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대구형 지능형 과학실 사업은 ▷협력 수업 환경 ▷지능정보기술활용 환경 ▷안전한 과학실 ▷과학실 환경 개선 등 4가지 영역을 제시하고 각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영역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대구시교육청은 과학중점학교 6곳, 그 외 시범학교 4곳에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해 지원했고, 별도로 교육부에서 직접 지원을 받는 지능형 과학실 모델학교 2곳을 구축했다.

특히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대구의 모든 학교에 지능형 과학실 구축을 목표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연간 약 82곳 이상 학교에 한 학교 당 5천만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한다. 5년간 예상되는 사업비는 205억원으로, 매년 공모를 접수해 선정 후 예산 지원이 이뤄진다.

강은희 교육감은 "창의융합교육 활성화의 바탕이 되는 교육 여건을 개선해 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상호 의사소통과 협력 중심의 융합수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능형 과학실 모델학교 사대부중의 '스마트한' 과학 탐구

지난 2월 대구 경북대 사범대학부설 중학교(이하 사대부중)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실시한 지능형 과학실 모델학교 운영 성과 평가에서 교육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 2020년부터 창의융합형모델학교로 선정된 사대부중은 기존 과학실을 지능형 과학실로 구축했고, 2021학년도부터 지능형 과학실 모델학교로서 디지털영상 현미경과 UV프린터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마련했다.

지난해 대구 사대부중 3학년 학생들은 지능형 과학실에 갖춰진 디지털영상 현미경을 통해
지난해 대구 사대부중 3학년 학생들은 지능형 과학실에 갖춰진 디지털영상 현미경을 통해 '생식과 유전' 단원의 세포분열 탐구를 진행했다. 디지털영상 현미경은 접안렌즈 대신 영상이 나오는 화면을 갖고 있어 여러 학생들이 바로 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TV나 컴퓨터와 연결해 대형 화면으로 상의 모습을 공유할 수 있다. 대구시교육청

중학교 3학년 '생식과 유전' 단원의 세포분열 탐구에 지능형 과학실에 갖춰진 디지털영상 현미경이 사용됐다.

디지털영상 현미경은 접안렌즈 대신 영상이 나오는 화면을 갖고 있어 여러 학생이 바로 상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TV나 컴퓨터와 연결해 대형 화면으로 상의 모습을 공유할 수 있다.

기존 광학 현미경은 작동법이 어렵고 접안렌즈를 통해 개별적으로 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결과 확인과 피드백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디지털영상 현미경을 통해 관찰 결과를 스크린으로 바로 송출해 관찰과 공유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었다.

지난해 대구 사대부중 3학년 학생들이 지능형 과학실에서 물체와의 거리에 따른 수정체의 두께 변화를 살피기 위한 증강현실(AR) 가상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마커와 마커 연동 스마트 기기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 사대부중 3학년 학생들이 지능형 과학실에서 물체와의 거리에 따른 수정체의 두께 변화를 살피기 위한 증강현실(AR) 가상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마커와 마커 연동 스마트 기기를 확인하고 있다. '마커'란 사용자가 조작할 물체의 상대적 좌표를 추출하고 이에 맞는 가상정보를 구현하는 장치이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자극과 반응' 단원에선 물체와의 거리에 따른 수정체의 두께 변화를 증강현실(AR) 가상실험을 활용해 탐구할 수 있었다.

AR은 현실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 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창의재단이 운영하는 과학문화 누리집인 '사이언스올'이 제공하는 'AR 빛 실험실' 학습 콘텐츠가 탐구에 활용됐다.

학생들은 눈의 구조에서 빛의 굴절이 일어나는 실험을 AR 가상 실험으로 실시했다. 실험을 통해 볼록렌즈 두께에 따른 굴절률을 비교하고 물체와의 거리에 따른 수정체의 두께 변화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사대부중의 수업 사례는 수업 공간의 변화가 융합형 탐구활동이 가능하게 만들고,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윤서화 사대부중 교장은 "미래형·지능형 과학실에서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실험과 탐구 활동을 하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 가는 인재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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