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탈원전 책임 끝까지 물어야 같은 잘못 되풀이 안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대해 "실제로 실현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사실상 전면 폐기를 선언했다. 탈원전을 앞세워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문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 것이다.

인수위가 문 정부 에너지 정책에 대해 비판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의 근간은 유지돼야 한다"며 윤 당선인의 탈원전 정책 폐기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인수위가 탈원전을 근간으로 한 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문제점을 지적하며 탈원전 정책 폐기를 거듭 확인하고 나섰다.

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은 허점투성이란 게 인수위 주장이다.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했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에 비해 4.16% 늘었다. 원전은 감소한 반면 석탄 발전이 소폭 증가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급증한 탓이다. 탈원전으로 인한 한국전력의 추가 비용 발생,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문 정부는 전기료 인상 부담을 다음 정부로 전가했다. 문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그대로 추진할 경우 2050년까지 매년 4∼6%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인수위 설명이다.

산업계 등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 추진된 문 정부의 탄소중립은 보완이 필요하다. 원전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한 만큼 탈원전 정책 폐기는 당연하다. 대통령이 재난 영화를 보고 나서 정책 의지를 굳히고, 원전과는 거리가 먼 환경론자들이 추진한 탈원전 정책은 수많은 폐해들만 양산했다. 세계 최강 수준인 원전 생태계는 5년 새 초토화됐고 원전 수출은 실패했다. 탈원전 정책 폐기는 마땅하다. 나아가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온갖 불법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수사해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탈원전과 같은 정책 실패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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