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드디어 만난 尹과 朴, 악연 털고 국가 발전 힘 모으기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회동했다. 윤 당선인은 12일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약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대화 시간도 예상 밖으로 길었고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이번 회동이 2016년 '최순실 특검' 수사 팀장이었던 윤 당선인과 특검 수사 피의자였던 박 전 대통령 간의 악연이 발전적으로 해소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회동 자리에 배석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영하 변호사의 브리핑은 그런 기대를 갖게 할 만하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과의 악연에 대해 "참 면목이 없다. 그리고 늘 죄송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담담히 들었다고 한다. 보기 좋은 그림이다. 윤 당선인은 공무를 수행했지만 인간적으로 미안했다고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사감(私感)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윤 당선인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매우 좋은 정책이나 업적들이 있는데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것이 굉장히 아쉽다"며 "박 전 대통령이 했던 일들과 정책에 대한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께서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다. 윤 당선인은 또 다음 달 10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요청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에게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뜨거운 감자였다. 윤 당선인의 접근에 박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거나 응해도 냉랭하게 대한다면 윤 당선인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윤 당선인 지지를 거부하면서 보수 진영이 분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총선 때까지 2년 동안은 172석의 거대 야당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윤 당선인으로서는 결정적인 악재다. 이번 회동은 그런 우려를 씻어 줬다고 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동은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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