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학 진학보다 직업교육·직업윤리 교육에 더 힘써야

경북의 직업계고 학생들이 '2022년 경북기능경기대회'에서 빛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 대회는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기능인들이 함께 실력을 겨루는 자리다. 그런 대회의 수상자 180명 중 143명(79.4%)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사농공상(士農工商) 분위기가 강했다. 산업의 발달과 함께 지금은 대학 선호도에서 이공계 인기가 인문계를 압도한다. 그럼에도 대학 진학률이 너무 높다는 점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2021년 고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은 73.7%이다. 2001년 처음으로 70%(70.5%)를 돌파한 이래 꾸준히 높아져 2008년 83.8%를 기록했다. 2010년 79%로 낮아진 이래 현재 매년 70%대의 진학률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이래 OECD 국가 중 고등교육 이수율 압도적 1위가 한국이다.

문제는 이수한 교육과 일자리 불균형이다. 대졸자는 구직난에 시달리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현실이 이를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교육 평등'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다른 길을 가고 싶어 하는 학생과 공부에 재능이 있고, 학문의 길을 가고 싶어 하는 학생을 같은 학교, 같은 반에 쑤셔 넣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교육 평등이 아니라 양쪽 학생을 모두 망치는 짓이다. 높은 대학 진학률 역시 왜곡된 교육 평등 선호의 일면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학에서 배운 걸 써먹지 못하더라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교과목에 약한 학생들이 다른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국영수와 과학에 매달리고, 고졸 기술 중산층의 길을 막고, 대졸 고등 백수의 길로 자식을 내몰고 있다. 개인이 사회의 중산층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직업이다.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는 대학 교육에 매달릴 일이 아니라 직업교육, 직업윤리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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