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에 재직 중이던 시절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빠 찬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교육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직접 경북대병원을 찾아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김성주·고민정·김원이·고영인·서영석 의원과 교육위 강민정·강득구 의원은 이날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본관을 찾아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김용림 경북대병원장, 박태인 의과대 학장 등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정 후보자 자녀 입시 특혜 논란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했다.
보건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면담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정 후보자와 가족에 대한 의혹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가장 공분을 사는 것은 경북대병원 요직을 두루 거쳐 병원장을 역임한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모두 경북대 의대에 편입학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의 두 자녀는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7년과 2018년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 전형에 각각 합격했고, 후보자 아들이 합격한 특별전형은 2018년에 신설됐다"며 "고위직 교수 자녀의 잇따른 편입에 대해 국민들은 선발 과정이 공정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원단은 이날 경북대병원 측과의 면담을 통해 정 후보자의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로 편입학할 때 주요 '스펙'으로 활용했던 봉사활동 기록과 논문에 관한 일체의 자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편입 면접 당시 면접관을 맡았던 교수들의 명단과 봉사활동 책임자에 대한 면접 등도 요구했다.
이어 정 후보자의 아들이 학부생 신분으로 19학점을 수강하며 주당 40시간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는 의혹에 관한 자료와 경북대 의대 편입에 특별전형이 존재했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편입학한 다른 경북대 교수 자녀가 있는지도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성주 의원은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편입학 심사 자체가 공정히 이뤄졌는지에 관한 자료 일체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며 "경북대와 경북대병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신속하게 자료 요구에 응해달라고 요구했으며,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국민의 입장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원이 의원은 배현진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이 정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를 '무리한 프레임 씌우기'라고 평가 절하한 데 대해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 오히려 역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아닌지, 혹은 경북대에 민주당에 협조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고영인 의원도 "윤석열 당선인은 우리 사회 공정과 상식이라고 하는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며 대통령에 출마한 계기로 삼았는데, 본인이 이번에 지명한 후보자에게서 이전 조국(전 법무부장관)에게 씌웠던 여러 의문점들이 그대로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공정과 상식에 입각해 특혜가 있는지 정확히 해명하려고 한다"고 윤 당선인을 직격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자신이 경북대병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에 딸이, 병원장을 지냈던 2017년에 아들이 각각 경북대 의대에 특별전형으로 편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정 후보자의 자녀들은 모두 아버지가 고위직을 지내고 있던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이를 편입학 때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또 정 후보자의 아들은 학부생 시절 KCI급 논문 2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를 의대 편입 과정에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한 학기에 19학점 수업을 들으며 매주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했다고 편입 과정에서 기재한 사실도 알려졌으며, 한 차례 편입에 떨어진 직후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만들어져 이를 통해 합격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때문에 정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15일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호영 후보자의 아들을 둘러싼 병역 의혹도 제기됐다.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5년 뒤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에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해명 자료를 통해 "정 후보자 아들은 19세였던 2010년 11월 22일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대입준비 및 학업 등으로 인해 대학 2학년이었던 2013년 9월 척추질환(척추협착)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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