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동문들 "정호영 '아빠찬스'는 조국 판박이…허탈하고 화나"

에브리타임 경북대학교 페이지, 정 후보자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 비판 여론
경북대의대 학생회장이자 아들 정씨 동기 김종우 씨 "모범적 학생, 절차 공정했을 것"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대학교 학생들이 전 경북대학교병원장이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아빠 찬스' 논란을 두고 "조국 사태와 판박이" 등 비판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중앙일보는 17일 국내 대학 익명 게시판 서비스 '에브리타임' 경북대학교 페이지에서 정 후보자 아들과 딸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일을 두고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에브리타임은 대학 학적 인증을 거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로, 특정 학교 페이지에는 해당 학교 학생 및 졸업생만 접속해 익명 글을 쓰거나 열람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에브리타임 경북대 게시판에서 한 동문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사태와 정호영 후보자 두 자녀의 '아빠 찬스' 의혹이 판박이다. 둘 다 똑같다"는 글을 올렸다.

또 자신을 경북대 의대 본과생이라고 밝힌 익명의 동문은 "(나는) 의사가 없는 집안에서 정시로 의대에 왔는데 정 후보자의 아들이 금수저라서 부럽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 후보자 자녀가) 수사를 받아야 한다", "경북대 이름에 먹칠한다", "아빠 찬스 용납 못한다" 등 비판적 어조의 글이 잇따랐다.

이 같은 학생들 여론과 달리, 경북대학교 총학생회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중앙일보는 경북대 총학생회 관계자가 "아직 총학생회의 공식 입장은 없으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지난 2019년 조국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 의혹이 불거졌던 당시엔 '아빠 찬스' 의혹을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5일 조국 전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9년 자신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일 때 경북대 총학생회가 자신의 딸 입시 비리 의혹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내용의 뉴스 2건을 갈무리해 올린 바 있다.

당시 경북대 총학생회는 '우리의 교육을 외치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현재 장관 후보자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을 조사하여 낱낱이 밝혀라"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와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을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특혜 의혹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일각에선 편입 절차가 공정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정 후보자 아들(31)의 동기이자 경북대 의대 학생회장인 김종우(22) 씨가 "논란에 대해 알고 있다. 다만 올해 실습을 함께 하면서 제가 보고 들은 아들 정 씨는 학업에 성실하고 많은 학우들에게 도움을 주는 모범적인 학생"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학교 편입학 절차에 대해서도 "한 명의 경북대 의대 학생으로서 편입학 과정이 공정했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한편, 정 후보자 아들은 현재 경북대 의대 본과 3학년생이다. 경북대에 따르면 아들 정 씨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18년 의대로 학사 편입했다. 당시 17명 선발에 98명이 지원한 특별전형에 붙었다. 정 후보자가 제38대 경북대병원장일 때다.

또 정 후보자 딸(29)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한 후 2016년 12월 '2017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편입 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