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추진 와중에 조선 연산군이 등장했다. 노정환 대전지검장은 검찰 내부 통신망에 '연산군과 검수완박' 글을 올렸다. 연산군의 애첩인 장녹수가 이웃집을 뺏었다가 지금의 검찰에 해당하는 사헌부에 적발됐는데, 연산군은 사헌부 간부들을 체포하고 사헌부는 물론 홍문관과 사간원까지 모조리 폐지했다는 것이다.
연산군은 폭군(暴君)의 대명사다. 신진 사류를 죽이는 무오사화를 일으키고 생모 윤 씨의 폐비에 찬성했던 인사 수십 명을 죽였다. 또한 경연을 없애고 사헌부 등 삼사(三司)를 폐지하는 등 폭정이 극에 달해 중종반정에 의해 폐위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스리는, 일부 지지층이 '문왕(文王) 치세'라며 감읍해 마지않는 시대에 툭하면 연산군이 소환되고 있다. 폭군의 대표 주자이다 보니 정치인 등이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는 수단으로 연산군을 들먹이는 것이다.
작년 6월엔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연산군을 거론했다. 친문(親文) 인사들이 국책연구원장에 잇따라 임명되는 것과 관련, "친정권 인사들의 자리 나눠 먹기 잔치판이 민생을 뒤로하고 흥청망청한 연산군 시대와 오버랩(overlap)된다"고 비판했다.
돈이나 물건을 마구 사용하거나 흥에 겨워 마음대로 즐기는 것을 가리키는 흥청망청은 연산군에서 비롯됐다. 술과 여자에 빠져 지내던 연산군은 관리를 파견해 각 지방의 아름다운 처녀를 궁궐로 뽑아 오게 했다. 이들 중 외모가 예쁘고, 노래를 잘 부르고, 춤도 잘 추는 여자들을 흥청(興淸)이라고 불렀다. 연산군이 흥청들과 놀아나다 망했다는 뜻에서 백성들은 흥청망청이라고 했다. 문 정부에서 국민 세금을 흥청망청 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난 대선에선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연산군에 빗댔다. 윤 후보를 겨냥해 "주색잡기와 폭탄주로 나라 망친 사람이 누구냐. 연산군이었다"며 "조선의 폭탄주 대장, 술 대장인 연산군을 택하겠냐"고 공격했다.
연산군 시대는 중종반정으로 막을 내렸다. 민주당 정권의 재집권을 막은 지난 대선은 중종반정에 비유할 수 있겠다. 윤석열 대통령 시대에는 민생을 잘 챙겨 더는 연산군이 소환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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