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호영 후보자, 기자회견 자청해 '아빠찬스' 논란 조목조목 반박

주관적 의견 개입 가능성 있는 전형 점수가 더 낮아 부정 가능성 없어
아들 병역 관련 '이중삼중 진료 결과'라고 강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야당과 일부 언론의 이른바 '아빠찬스'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1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관계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개연성이나 추측으로 당시 상황을 예단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기록을 통해 진실을 밝히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게는 추상같았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0년 지기인 정 후보자에게는 더 없이 관대하다고 지적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정 후보자와 야당 사이의 진실공방을 지켜보는 이른바 '국민정서법'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사태의 흐름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후보자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경북대병원 고위직에 재직할 당시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 편입학한 사실과 관련 "저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 행위도 없었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아울러 아들이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어떠한 특혜도 없었으며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주시면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구체적으로 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의대 학사 편입에 대해 "선발 과정은 투명하게 이뤄졌고 평과 결과도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본다"며 "어떤 형태로든 부당한 요청이나 압력도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정 후보자는 교육부에서 자녀의 편입학 과정을 철저하게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조사에서) 부당한 문제가 발견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받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대는 이날 정 후보자 자녀 부당입학 관련 감사를 교육부에 요청했고 교육부는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감사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설명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을 설명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사 편입에서 1단계 평가는 학사 성적, 영어 성적 등 객관적 자료와 수치 결과를 중시하는 선발 절차이고 2단계는 개별면접 평가로 진행된다.

정 후보자 딸의 경우 편입전형 1, 2단계 합산 점수가 33명 중 27위, 아들은 17명 중 7위였다.

정 후보자는 "주관성이 개입되는 면접과 서류평가 점수가 기계적으로 산출되는 학사, 영어성적보다 낮은 점을 미뤄보면 편입과정에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정 후보자는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이름과 직장을 쓸 수 없고 편입과정에서 심사 위원 50여명이 시험 당일 무작위로 배정된다는 점을 들어 "이중삼중의 투명한 견제 장치가 마련돼 청탁 등이 불가능한 공정한 구조"라면서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합격한 2018학년도 의대 학사편입에 갑자기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생긴 것과 관련해서는 대구시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정 후보자는 아들이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판정을 받았다가 2015년 재검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과정과 관련해서는 "경북대병원의 2번의 MRI 검사와 병무청의 CT 검사를 거쳤고 서로 다른 세 명의 의사가 진단을 한 것"이라며 재차 "어떤 특혜도 없었고 엄격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문 외에 별도로 각종 의혹과 이에 대한 입장을 담은 23쪽 분량의 큐엔에이(Q&A) 자료집을 기자단에 배포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야당은 정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이의 관계에 표적으로 삼아 정치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게임의 법칙, 룰을 누가 만들었느냐'에 대한 국민적 의혹 제기에 대해 핵심 논점에서 벗어난 자기합리화, 입증 책임을 국민과 국회, 언론으로 돌리는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국회의원도 "윤 당선인이 만약 지금 검찰총장이었다면 이 정도 의혹 제기면 진작에 정호영 지명자의 자택과 경북대학교 병원에 전방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 측은 조국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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