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KTX김천(구미)역까지 약 230㎞. KTX김천(구미)역에서 구미시까지 약 20㎞. 어느 구간의 이동이 더 편할까.
구미 투자 기업체들 사이에 "KTX김천(구미)역에서 구미로 가는 것이 서울에서의 이동보다 더 어렵다"는 불만이 심심찮게 들린다. 김천(구미)역에서 구미5산단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 50분 이상 소요되고, KTX보다 요금도 더 비싸다.
2010년 KTX김천(구미)역 개통으로 구미역에 정차가 중지된 이래 'KTX 구미 정차'는 지난 10여 년간 기업과 지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자 정치권의 단골 공약이 됐다.
구미시는 KTX 구미 정차가 생존 문제임을 인식하고 그간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구미역 KTX 정차 ▷중부내륙선 연계 KTX이음 구미역 정차 ▷KTX 구미역 신설 등이 그것이다.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거나, 비효율적인 열차 운행 등은 미루자.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 칠곡군 북삼(약목) KTX역 신설이다. 북삼(약목) KTX역은 구미산단까지 10분 내외, 5산단과 통합신공항 간 직선 거리도 7㎞에 불과해 첨단 교통 인프라와 연계가 가능하다. 국도 대체 우회도로 33호선 개통으로 도시 간 이동도 수월해졌다.
반면 지역 정치권의 입장은 다르다. 남부내륙철도사업(김천~거제)을 활용해 KTX 선로와 기존 국철을 연결하자는 것. 그렇게 되면 비용 부담 없이도 KTX가 구미역에 정차 가능하다는데, 현실성은 그리 높지 않다.
KTX가 고속철에서 국철로 갈아타게 되면 운행 속도는 최대 320㎞/h에서 100㎞/h 정도까지 느려진다. 15~20분 시간 소요는 물론 김천~구미 고속화사업이 추진되면 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얼마 전 이웃 도시 지자체장의 기고문이 실렸다. 대구광역철도 구미~김천 구간 조기 개통을 통해 김천역에서 서울과 거제로 갈 수 있으니, KTX 구미 정차를 포기하라는 이야기다.
일부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으나 김천 입장만을 반영한 일방적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구미 시민과 칠곡 군민, 기업인, 기업 투자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웃 도시의 발전을 외면한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KTX 구미 정차는 포기할 수 없는 구미의 생존 문제. 아무리 여건이 좋은 기업 도시라 해도 교통편이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KTX가 운행되고 있는 오송, 아산, 울산 등 다른 국가산업단지와 비교해 구미의 교통 인프라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내륙국가산단 수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미는 자타가 공인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지만, 교통 접근성은 그 명성에 못 미치고 있다.
구미는 이웃하고 있는 김천, 칠곡, 대구와 부담을 나눠 상생을 모색하고자 한다. 국가산단과 통합신공항 활성화는 구미 시민만의 숙원이 아니다.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함이다.
대구광역철도를 김천역까지 연장하자는 김천시 제안에 찬성한다. 나아가 김천혁신도시에 더 많은 공공기관 이전과 기업 유치를 진심으로 바라고, 공동 협력할 수 있음을 밝힌다.
구미 KTX역 운영을 위해선 노선, 배차 간격, 정차 횟수 등을 두고 대구시와 김천시의 협조가 절실하다. 낙동강 광역취수원의 물을 함께 이용하는 김천시도 대구시처럼 KTX 배차 양보라는 큰 상생의 물꼬를 터주기를 바란다.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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