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략공천위원장, 박지현 저격 "혁신공천 흔들지 마라"

송영길·박주민 공천 배제에 박지현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 모두 외면한 결정"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장 출마 배경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주민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 배제 결정을 두고 당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당 결정에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반발하자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이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된다"고 되받았다.

이 위원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영길‧박주민 두 후보의 배제결정에 대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요청한다"라며 "박 비대위원장께선 대선책임‧부동산책임자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송영길‧노영민(충북지사 출마) 두 후보를 이미 공개 비판하신 바 있다"라고 했다.

앞서 19일 전략공천위는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앞서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를 비판했지만 공천배제 사실이 알려진 후 "저는 이 결정을 당원과 서울시민, 그리고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으로 규정한다"며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전략공천위의 결정은 박 공동비대위원장이 지적했던 명분 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 전국선거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최근 인천에서 주목되는 지지율 저하, 전략공천위가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서, 경쟁력은 우위가 아니고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 어린 결정"이라며 "혁신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충북공천의 문제를 지적한다면 한편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었지 전략공천위의 결정이 아니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신다면 박 비대위원장님께서 이끌고 계신 비대위가 바로잡으면 된다. 비대위가 충북공천에 대해 시정하려는 노력은 없이 정작 본인이 지적한 방향대로 (공천배제를 한) 전략공천위의 고심 어린 결정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심지어 난데없이 계파공천 운운하는 것은 그 일관성, 진정성, 의도를 의아하게 한다. 더구나 저는 '명낙(이재명-이낙연)대전'으로 흔히 표현되는 그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제게 계파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며 "저는 이번 결정의 책임자로서 오직 지방선거 승리만을 기준으로 제 정치적 양심과 의원직, 정치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임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공천이야말로 어떠한 계파적, 친분적 고려가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계파적 결정이 아닌 것을 계파공천이라 하는 것은 오히려 계파적 시각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닌지 되묻고 싶다"라며 "박 비대위원장의 진정성을 믿기에 당초의 원칙과 일관성대로 본인의 주장해 왔던 바를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 이번 배제결정은 옳은 것이다. 비대위는 논란과 혼선 없이 이번 결정을 추인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