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S 직원연대 "여당 추천 이사 지낸 강형철 교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할 자격 없다"

강 교수 언론노조 노보에 '탈출! 정치적 후견주의, 지배구조 개선 왜 필요한가?’ 글 기고

공정방송과 미래비전회복을 위한 KBS 직원연대(이하 KBS 직원연대)가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본부노조) 노보에 '탈출! 정치적 후견주의, 지배구조 개선 왜 필요한가?'라는 글을 기고한 숙명여대 강형철 교수에게 "여당 추천 KBS 이사를 할 동안 무슨 일을 했나?"며 비판했다.

20일 KBS 직원연대 측에 따르면 최근 강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과거 방송법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이 각각 방송위원을 추천하던 구조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대법원장의 추천 권한이 배제되고, 국회의장과 국회 교섭단체의 방통위원 추천 권한이 강화되어 정치적 후견주의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선진국 어느 공영방송 이사들이 당을 지어 협상하는가? 세계 공영방송인들이 알면 놀랄 일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고에 대해 KBS 직원연대는 "강 교수가 이런 말(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할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KBS 직원연대는 "강 교수는 문재인 정권 3년 동안, 양승동 사장 체제에서 KBS 이사직을 수행한 바 있다"라며 "본인은 전임 양승동 사장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3년 연속 영업 적자라는 공사 역사상 최악의 부실 경영 신기록을 세울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기고문의 내용이 강 교수의 신념이었다면 강교수는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공영방송 이사로 추천했을 때, 정치적 후견주의의 들러리가 될 것을 우려하고 거부했어야 했다면서 강 교수가 공영방송 이사 시절 정치적 후견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KBS 직원연대는 '선진국에서는 정파적 이사 제도가 없다'는 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맞는 말"이라면서도 "오히려 영국, 프랑스 등의 사례처럼 국민 다수가 선택한 정부가 주도적으로 공영방송사 경영진을 결정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일본 역시 국민이 투표로 선택한 집권당이 이사 전원을 선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의 모델이 된 독일의 사례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것"이라면서 연방제 국가라는 독일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이들은 사회 각 분야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이지, 친 정권 단체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KBS 직원연대는 "아울러 독일 공영방송은 구조적으로 수많은 이익 단체의 입장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의사결정이 느리고, 경쟁력 없는 방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KBS 직원연대는 "부실 경영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치적 후견주의보다 1차적으로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과 간부들의 능력과 조직 문화, 시장 환경,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력 등에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노조의 주문에 맞춘 듯 부실 경영의 원인을 보다 간접적인 정치적 후견주의 하나로 일반화하는 데는 강 교수가 과연 이 분야에 최소한의 전문성을 갖고 있기나 한지 의문을 들게 하며, 판단력 또한 매우 경박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KBS 직원연대는 이사회 도중 소수들이 다수 이사의 마음에 들지 않는 발언을 하는 경우, 이사장 권한으로 관련 이사를 퇴장시키는 규정도 KBS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만드는 데 강 교수가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KBS 직원연대는 "강 교수가 정치적 후견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주장한 다수·소수 이사 간 협의 기능 폐지는 오히려 여당 위주의 정치적 후견주의를 더욱 심화시켰다"라며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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