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 오른 국힘 대구시장 경선…마지막 변수 '당원 표심', 현역 의원 영향력은?

여론조사 洪 앞서…당원 투표 결집력은 어디로
현역 의원 분위기는 일단 '관망'…후보들 서로 자신감 비쳐
홍준표 측 "넘사벽으로 이길 것"…김재원 측 "처음부터 당원 공략"
의원 '오더' 관행 깨고 관망…특정 후보 지지·반대 않아, 오해 피하고 자율적 판단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이 시작된 21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광역시당에서 책임당원이 모바일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최종후보는 22일 까지 진행되는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5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50%)를 합산해 선출한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이 시작된 21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광역시당에서 책임당원이 모바일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최종후보는 22일 까지 진행되는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5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50%)를 합산해 선출한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의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경선이 21일 시작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당심'(黨心)의 향방으로 쏠리고 있다.

최종 후보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50%에다 책임당원 투표 50%를 반영해 선출될 예정인데, 언론 여론조사로 가늠해볼 수 있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와 달리 그야말로 '오리무중'인 당원 표심이 이틀 남은 경선 판도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마지막 변수 '당원 표심'

국민의힘은 21일 오전 10시부터 여론조사와 책임당원 투표로 각각 나눠 경선을 시작했다. 막바지에 접어든 경선판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책임당원들의 표심이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의 경우 일찌감치 대구시장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각종 언론에서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진행한 탓에 유권자 입장에선 이미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 주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당원 투표는 여론조사 상 국민의힘 지지층의 응답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가늠해볼 수 있을 뿐이다. '보수 텃밭'인 대구의 특성 상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해서 모두 책임당원인 것은 아닌데다, 정당의 당원 명부는 비공개가 원칙이기 때문에 실제 투표 결과와는 오차가 클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경선판의 마지막 남은 변수가 바로 책임당원들의 표심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각 캠프에서 당원 표심에 공을 들여왔고, 저마다 결과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 측 관계자는 "지난 대선 경선 때는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봤을 때 전체 표심보다 밀렸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일반 여론보다 더 큰 격차로 리드할 때도 많았다"며 "당심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넘사벽'으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 측 관계자도 "처음부터 여론조사에서는 뒤진다고 보고 책임당원 쪽 조직력을 차근차근 촘촘하게 준비해왔기 때문에 자신있다"며 "여론조사에서 20%까지 뒤지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대구 중구와 달서구의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외벽에 공약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0일 오후 대구 중구와 달서구의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외벽에 공약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 현역 의원 '오더' 있을까?

특히 국민의힘 당원 투표의 경우 당협위원장직을 쥐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의중에도 관심이 모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과 그 전신인 보수정당에선 과거 당내 경선 때면 관행적으로 의원들의 '오더' 행위가 이뤄졌다. 자신이 이끄는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를 주문하는 식이었다. 지금도 드러내놓고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암암리에 자신의 투표 방침을 밝히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선수'로 뛰고 있는 홍 의원을 제외한 10명의 국민의힘 소속 대구 의원들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의원들은 일단 전반적으로 '관망'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도, 비토하지도 않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들어선 당원 투표가 모바일로 이뤄지면서 '오더'의 영향력이 감소한 점을 체감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한 대구 의원은 "현장투표를 하던 예전하고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모바일 투표기 때문에 당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누구를 찍으라는 이야기를 하는 의원도 잘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선거판이 달아오르면서 혹시 모를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의원들끼리 선거 이야기를 주고받는 일도 많이 줄었다는 전언이다.

또 다른 대구 중진 의원은 "과거엔 지역 의원들이 모여 특정 후보를 밀자는 이야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러지도 않고 있고 그런 분위기도 없다"며 "당직자가 물어보거나 하면 비공식적으로 지지 후보를 밝힐 수야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누구를 찍으라는 식의 오더를 내리는 일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의 경우 홍준표 의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에 나서기도 했다. 김 의원은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대구를 위해서는 파워풀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본다. 큰 그림을 그릴 준비가 돼 있다고 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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