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검수완박 입법' 속도전에 국힘 총력 저지태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당 대표-중진의원 긴급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이른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위한 속도전에 박차를 가하자, 국민의힘은 총력 저지 태세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거쳐 22일 본회의에 검수완박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홍근 원내대표는 박병석 의장에게 22일 본회의 소집을 공개 요청한 상태다.

앞서 민주당은 편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형배 의원의 탈당을 통해 안건조정위를 여야 4대 2 비율로 구성, 검수완박 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에 직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민주당은 이날 밤을 새서라도 법안 심사를 마치고 곧장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물리적으로 계산을 해 보니 내일이나 아니면 다음 주에는 본회의를 열기 시작해야 한다"면서도 "박병석 의장이 내놓는 중재안이 있다면 그중 수용할 부분은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본회의에서 예상되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략에 대해선 회기를 2~3일씩 나누는 방식의 '살라미 전술'로 무력화할 계획이다. 본회의 회기 종료시 필리버스터는 종료되고 필리버스터가 적용된 법안은 회기가 끝나면 바로 다음 회기에 즉시 표결에 부쳐야 한다는 국회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우리 당 입장에서는 필리버스터를 길게 가는 것보다 안전하게 회기 쪼개기로 갈 것"이라며 "그것은 180석이 필요 없다. 과반만 (찬성)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전을 중심으로 총력 저지 태세에 돌입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전체 의원들에게 "민주당이 검수완박 강행처리를 위해 법사위 전체회의 및 본회의를 이번주 열 가능성이 있다. 21∼22일엔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해달라"고 공지했다.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선 "검수완박법은 부패범죄와 권력형범죄 수사를 원천봉쇄하는 '죄인대박법'이 될 것이 분명하다"며 "민주당은 명분 없는 강행 처리의 후과를 어떻게 감당하려는 것인가. 국민께서 지켜보고 계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국민의힘은 법사위 안건조정위 통과 불발을 1차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의 의도대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야당 몫 안건조정위원으로 배정되는 것을 반드시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법사위 소속 박형수 의원(영주영양봉화울진)은 "민주당에서 안건조정위를 강행한다면 당 차원에서 의원들이 모두 법사위 회의장 앞으로 와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규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 민형배 의원의 탈당을 두고 비판이 터져 나오면서 단일대오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 의원의 탈당에 대해 "그간 우리 당이 비판받아 온 내로남불 정치, 기득권 정치, 꼼수 정치 등을 함축하는 부적절한 행위"라며 "이런 식으로는 결코 검찰개혁을 이룰 수 없으며, 우리 당이 지금까지 추구해 온 숭고한 민주주의 가치를 능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