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4월 처리를 위해 '위장 탈당'이란 꼼수까지 동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20일 민주당을 탈당한 것이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법사위 통과를 노린 기획 탈당이다. 이들 법안이 법사위 소위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법안은 민주당과 야당 의원 3명씩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원회로 넘어가 최장 90일간 심의할 수 있다. 하지만 3분의 2 이상 찬성이면 즉시 통과시킬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무소속 민 의원을 민주당 쪽에 세워 4대 2로 만들어 처리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꿍꿍이다.
당초 민주당은 자당 출신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활용하려 했다. 지난 7일 법사위에서 박성준 의원을 빼고 양 의원을 사보임한 이유다. 안건조정위에 양 의원을 배치한 뒤 민주당 쪽에 세워 역시 4대 2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양 의원이 검수완박에 반대 입장을 밝히자 민 의원을 탈당시켰다. 다수당의 일방적 법안 통과를 막는다는 안건조정위 도입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다.
민주당의 꼼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방위 소속인 김진표 의원과 법사위 소속 김종민 의원을 맞바꿨다. 관례상 안건조정위 의장은 최고령자가 맡는 점을 노린 것이다. 김진표 의원은 75세로 법사위 최고령자다. 21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을 노리는 김진표 의원이 당 지도부의 강행 처리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왜 이러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검수완박 대못을 박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이상직 비리, 대장동 특혜 등 문재인 정권 대형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속셈일 것이다.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 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양 의원의 언론 인터뷰 발언은 그런 추론에 힘을 싣는다. 문 정권 비리 연루자 이외에 검수완박으로 덕을 보는 것은 범죄자뿐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도 범죄 집단이나 진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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