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단 매장지' 이어…"키이우서 총상 입은 민간인 시신 1천여구 확인"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이르핀의 공동묘지에 러시아군 침공 당시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의 무덤이 가득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 철수 후 키이우 주변 지역에서 700구가 넘는 민간인 시신이 수습됐다며 국제사회에 전쟁범죄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이르핀의 공동묘지에 러시아군 침공 당시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의 무덤이 가득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 철수 후 키이우 주변 지역에서 700구가 넘는 민간인 시신이 수습됐다며 국제사회에 전쟁범죄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북부 전선에서 퇴각한 이후 키이우 지역에서 현재까지 1천구가 넘는 민간인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외신을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에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존재한다는 주장에 이어 민간인 피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dpa·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리이 네비토우 키이우 주(州) 경찰청장은 22일(현지시간) 키이우 지역에서 발견된 민간인 시신 1천84구의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네비토우 청장은 "현재 수사 시설에서 법의학자들이 사인을 조사 중인 민간인 시신은 모두 1천84구"라며 "시신의 75%는 기관총이나 저격용 총 등 소형 무기에 살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300구 이상의 시신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신원 확인을 위해 실종된 지인이나 연락이 닿지 않는 친척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인근 북부 전선의 점령지에서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키이우 외곽 도시인 부차 등지에서는 시신 50여 구가 한꺼번에 묻힌 집단 매장지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는 손을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시신도 발견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부차를 방문해 전쟁범죄 조사를 시작했지만,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에 대규모 집단 매장지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은 "막서 테크놀러지 상업위성 영상을 통해 마리우폴 외곽에 집단 매장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막서가 공개한 위성영상에는 마리우폴 서쪽으로 약 14km 떨어진 마을 만후시의 공동묘지 근처에서 30m 크기의 집단 매장지가 포착됐다.

영상을 공개한 막서 테크놀러지 관계자는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우리 위성 영상을 검토한 결과 3월 22일부터 26일 사이에 새 무덤들이 늘어났고 이후 몇 주 동안 계속 늘어났다"며 "무덤들은 4개 구역에 줄지어 있으며 새 무덤은 200곳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표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도 같은 날 텔레그램을 통해 "오랜 조사 끝에 만후시 마을에 마리우폴 주민 시신들이 집단 매장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검은 비닐 백을 거리에서 수거해 만후시의 구덩이까지 옮기도록 했다"며 "일부 주민들이 그 안에 시신이 담긴 것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보면 이 구역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 무덤들은 만후시처럼 작은 마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매장지는 시신 3천구를 묻을 수 있는 규모"라고 추정했다.

그는 또 "트럭들이 시신들을 실어와 구덩이에 버렸다"며 "이는 전쟁범죄 및 범죄 은폐의 직접 증거"라고 비판했다.

마리우폴 시의회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만후시 매장지에 적게는 3천명, 많게는 9천명을 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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