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한국 경제, 현실화되는 'S 공포'

IMF 등 세계 성장률 전망 하향…국내 물가는 10년 만에 4%대 고공비행

24일 서울 한 대형마트 모습. 24일 국제통화기금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아시아 선진국 대열에서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한 대형마트 모습. 24일 국제통화기금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아시아 선진국 대열에서 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고(高)'에 시달리면서 경기가 하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빅스텝'(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밟으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토론회에서 "5월 회의 때 (기준금리) 0.5%포인트(p) 인상안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저성장, 고물가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6%로 제시했다. 이는 1월 전망치 대비 0.8%포인트나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 전망률을 1월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낮은 2.5%로 봤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7%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지만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2%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4.1% 오르면서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곡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 등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물가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내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물가를 잡으면서 저성장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휘청이는 금융시장

금융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는 9.17% 떨어졌다.

22일에도 코스피는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적) 발언에 23.50포인트(0.86%) 내린 2,704.71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환율도 급등하자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국내 채권시장 금리도 급등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 수익률은 연 2.971%를 기록했다. 작년 말 연 1.798%에서 117.3bp 뛰어올랐다.

최근 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채권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남아 있다.

외환시장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22일 장중 달러당 1,245.4원으로까지 상승(원화값 하락)하며 연고점(1,244.4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물가 상승세 지속과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달러화 강세에 우호적인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상 원화의 약세 지속은 당분간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 환율이 달러당 1,250원 위로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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