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로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발맞춰 백화점들도 골프웨어 매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일부 백화점들은 골프관을 더 넓은 층으로 이사하거나, 스포츠관에 세부 품목으로 있던 골프웨어 매장을 따로 떼어 독자 관으로 만드는 등 리뉴얼에 적극적이다. 코로나 특수 덕분에 골프용품 수요가 그만큼 많아서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이르면 8월쯤 2층에 있던 골프관을 6층 영캐주얼·스포츠관으로 옮기는 리뉴얼을 진행한다. 2층 남성·골프관에 지난해 혼가먼트(3월)·지포어(8월)에 이어 올해도 말본골프(2월)·필립플레인(3월)까지 입점하면서 총 골프 브랜드도 18개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골프 브랜드가 더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추가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4층은 복합환승센터와 공간을 공유하는 탓에 골프웨어 신규 브랜드 입점이나 제품을 선보일 때 어려움이 있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골프 브랜드도 늘어나는 와중에 지금껏 골프관 전체 매장이 비좁은 감이 있었다"며 "이번 리뉴얼로 백화점에서 골프관의 위상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매장 6층 '아동·스포츠'관에 있던 골프 부문을 분리해 지난 18일 4층 매장에 따로 차렸다. PXG·제이린드버그 등 기존 11개 브랜드에 타이틀리스트·지포어 등 7개 브랜드가 신규 입점했다. 기존 4층엔 여성의류·구두·가방 등이 있었는데, 면적의 40%가 골프 브랜드로 채워지면서 일부 국내 패션 브랜드는 빠지게 됐다. 업계에서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브랜드들도 있는 데다, 개점 초기 한정 신상품도 있었던 까닭에 첫 일주일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4층 남는 공간도 골프 브랜드로 채울 예정이다. 현대 관계자는 "골프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MZ세대가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들의 취향을 저격할 브랜드들을 내놨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1분기 골프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백화점들이 객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로 매장을 채우려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투자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의류·구두 등 국내 패션업체 브랜드는 백화점 구경 갔다가 마음에 들면 하나둘씩 사는 정도지만, 골프의 경우 본인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알고서 일부러 찾는다. 타깃층이 비교적 명확한 편"이라고 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 명으로 2017년(386만 명) 대비 33.4% 증가해, 처음 500만 명대를 넘었다. 10명 중 1명은 골프를 친다는 것이다. 2016년 3조4천100억원 규모던 골프웨어 시장도 지난해 5조6천859억원으로 5년 새 66.7% 커졌고 올해는 6조원도 넘길 것으로 본다.
백화점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는 줄고 골프 브랜드가 늘어나는 건 코로나가 바꾼 '지형도'지만, 일각에선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골프 인구의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2010년대 초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가 나돌았을 정도로 큰 유행을 끌었던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7조원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엔 2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국내 패션업체 한 관계자는 "골프가 아웃도어 시장 선례를 따라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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