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사는 직장인 A(39) 씨는 최근 인근 지역아동센터에 '틈새돌봄'을 문의했다. 방과 후부터 학원에 가기 전 약 1시간 가량 초등학생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센터 측은 "아이를 데리러 학교까지 갈 수는 없다"고 했고, A씨는 결국 센터 이용을 포기했다.
대구형 종일 돌봄체계인 '틈새돌봄' 이 고질적인 과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지원기관 확대에도 추가 인력 확보는 안돼 '등·하원 서비스' 등 실질적인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틈새돌봄 사업은 초등학생 등 아동‧청소년이 방과 후 시간 동안 돌봄 체계를 구축해 학원에 가기 전이나 귀가 전에 공백 없이 공적 돌봄을 가능하도록 한 사업이다.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돌봄 센터, 청소년 수련원‧문화센터 등 기존 공간을 활용해 돌봄 공백을 메꾼다는 취지로, 지난해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 해 1억원에 그쳤던 사업예산을 올해 4억원으로 확대하고 편의성‧접근성을 고려해 서비스 지원기관을 기존 40곳에서 120곳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지난 해 시범사업 기간 내내 불거진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하다. 지역 아동센터측 인력 부족으로, 수요자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등‧하원 서비스 제공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보다 사업비를 3억원이나 늘렸지만 추가 인력 채용에는 쓰지 있고 않다. 대신 틈새돌봄 사업 전용 홈페이지 구축 사업, 홍보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현재 지역아동센터 1곳당 정직원은 2, 3명에 불과하며 공익근무요원, 구‧군 지원 인력 등이 있지만 각자 업무가 정해져 있다.
등·하원 서비스는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지만, 지역아동센터가 초등학교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용자가 살고 있는 거주지가 위치한 구‧군과 다른 곳의 센터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초등학생들이 다른 구‧군의 센터까지 걸어다니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재 대구지역 초등학교 233곳의 구‧군별 분포도를 보면 ▷중구 10곳 ▷동구 33곳 ▷서구 17곳 ▷남구 11곳 ▷북구 40곳 ▷수성구 34곳 ▷달서구 56곳 ▷달성군 32곳 등이다.
반면 틈새돌봄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은 ▷중구 1곳 ▷동구 13곳 ▷서구 18곳 ▷남구 12곳 ▷북구 25곳 ▷수성구 6곳 ▷달서구 24곳 ▷달성군 21곳으로 초등학교와 틈새돌봄 사업 참여기관의 지역별 분포도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틈새돌봄 사업을 전담하는 대구사회복지협의회 지역아동센터 대구지원단(이하 지원단) 측도 등‧하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력 확충이 시급한데 늘어난 사업비로도 인력 충당은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지원단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적용하더라도 10억원 이상의 예산이 추가 편성돼야 인력 충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노인인력 등 유휴인력 활용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청소년과 관계자는 "노인인력개발센터와 연계해 유휴인력 등 인적자원을 활용해 등‧하원 수요를 충족시킬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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