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북도당이 '공천 후폭풍'에 신음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놓은 첫 결과부터 지역 곳곳에서 거센 반발이 터져나오면서다.
뇌관은 '단수 추천'과 '컷오프'다. 경선 없이 한 명을 찍어 공천하거나, 현역 단체장 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상위권이던 후보자가 경선 후보에서 배제된 거의 모든 지역에서 극한 갈등이 감지된다. 국민의힘이 매번 지방선거 때마다 '텃밭' 대구경북에서 되풀이해온 공천 파동이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당장 도당 공관위가 컷오프 방침을 결정한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는 지난 23일 지지자들과 함께 경북도당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공천이 아닌 사천"이라고 주장하며 공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재 의원(포항북)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불발됐다.
도당 공관위는 전날(22일) 이강덕·장욱현·김영만 등 세 현역 기초단체장에 대해 결정한 '컷오프' 방침을 재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예정에 없던 긴급 회의를 열었다.
컷오프된 이들이 중앙당 공관위에 이의를 제기했고, 중앙당이 이를 받아들여 도당에 재심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중앙당 공관위는 교체지수를 적용하는 설문조사 문항이 다소 편향적일 수 있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당을 항의 방문한 현역 단체장 세 명과 지지자들은 공관위원들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당사 출입구를 막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위원들이 모두 퇴장한 뒤에야 지지자들을 물리고 도당 사무실에 입장, 사무처장과 간단한 면담을 진행한 뒤 돌아갔다.

문경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채홍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승복할 수 없다"며 도당 공관위의 원칙 없는 심사 결정을 문제 삼고 나섰다.
도당 공관위는 문경시장 공천 신청자 5명 중 채 전 부시장과 강수돈 전 삼성물산 전무, 이응천 전 문경시의회 의장을 컷오프했고, 신현국 전 문경시장과 서원 전 영주시 부시장 등 2명 후보를 경선 대상으로 올렸다.

채 전 부시장은 "컷오프 사유가 없는 무결점 후보인 제게 경선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도당 공관위 및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했다.
채 전 부시장의 지지자 20여명은 23일 오전 문경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임이자 국회의원의 사무실을 찾아가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단수 추천이 예고된 지역에서도 강한 반발 여론이 나온다.
앞서 도당 공관위는 경산·군위·영주·영양·봉화·울진·청도·성주·칠곡 등 9개 지역은 추가 회의를 거쳐 공천 방침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부 지역은 경선 없이 단수 추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대상으로 지목된 지역에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후보 14명이 난립한 가운데서 조현일 전 경북도의원이 단수 추천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경산은 물론, 양강 구도에서 단수 추천설이 퍼진 청도에서는 급기야 당원협의회 당직자들이 도당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 23일 청도군 국민의힘 당원협의회는 대구 수성구 경북도당사 앞에서 '공정 경선 요구서'를 발표하고 "경선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모두 당직을 내려놓고 전원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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