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되풀이되는 北의 무력 과시, 한일 관계 바로잡을 계기로

북한이 금명간 역대 최대 열병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을 맞아 ICBM 화성-17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신형 무기가 총동원될 것이라는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핵실험 준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2018년 5월 비핵화 의지라며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를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또 북한의 긴장 분위기 조성이다. 대외 관계 매뉴얼처럼 반복된다. 신무기 공개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하겠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이다. 탄도·순항미사일, 방사포 등 북한이 쏘아댄 무력 시위만 올 들어 13회다. 열흘에 한 번꼴이다. 특히 지난달 24일 쏘아 올린 ICBM은 4년여 만에 재개한 것이었다. 우리 앞에 놓인 엄연한 현실이다. 시절도 수상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고조되는 중국과 대만의 갈등은 강 건너 불 보듯 할 일이 아니다. 북한의 열병식을 통상적인 것이라 넘길 수 없는 이유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일정책협의대표단을 일본에 파견했다. 한일 관계 정상화, 대북 정책 협의 등이 의제로 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당선인은 친서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전달해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닻을 올릴 윤석열 정부가 한미 동맹 강화를 비롯해 한일 관계 정상화에 나선 점은 고무적이다. 지난 5년간 한일 관계는 자존심 싸움의 연속이었다. 매듭이 풀리지 않던 과거사 문제는 더욱 꼬였다. 그로부터 비롯된 잡음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No Japan)으로 옥타브를 높여 갔다.

북한의 잇따른 무력 과시를 넋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안보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 대비 태세는 고정값이어야 한다. 우리와 보폭을 맞출 수 있는 우방의 존재를 재확인해야 한다. 북한의 열병식을 안보 경고음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동맹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점검할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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