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구 주택가 심야 정전, 늑장 조치 분통…한전 "볼트 빠져 단순 사고"

이천동 거주 820가구 불편…일부 구역은 8시간 만에 복구 '늑장 조치' 분통
전선 지지하는 설비에서 볼트 누락…우천으로 복구 더뎌, 주민들 "기다리란 말만" 분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구 남구에서 잦은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한국전력공사의 늑장 조치에 분통을 터뜨렸다.

26일 한전 대구본부에 따르면 25일 오후 11시 30분쯤 남구 이천동과 봉덕동 일부 지역에서 전기 공급이 끊겨 주택 820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한전 측은 '단순 사고'라고 밝혔지만, 우천으로 인한 늦은 복구 작업 탓에 밤새 불안에 떤 시민들이 속출했다. 일부 주민들은 밤늦은 시간 비를 맞으며 거리로 나와 한전 측의 조치를 기다려야 했다.

정전은 전선을 지지하는 설비인 '핀 애자'(pin type insulator)에서 볼트가 빠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전은 설비 노후화로 인한 부품 손실은 아니라고 밝혔다.

복구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820가구 중 777가구는 20분 만에 복구가 됐지만 나머지 43가구는 우천으로 전선 연결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8시간 30분 뒤인 26일 오전 8시쯤에서야 완전히 복구됐다.

정전 피해를 본 주민들은 "비 때문에 다음 날 오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작업 상황이 어떤지 자세히 설명이라도 해줬다면 답답함이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 관계자는 "핀 애자의 부품 누락은 자주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다. 단순히 부품이 빠지면서 발생한 정전이다"며 "새벽에 비가 그치지 않아 작업자들의 안전에 위험이 커 복구가 지연됐다. 주민들에게는 오전 2~3시쯤 안내를 드렸다. 정전에 대비해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전이 관리하지 않는 아파트 관련 정전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이천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크레인이 전봇대에 부딪히면서 이천동 일대 65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지난 2월에도 남구 봉덕동 일대 아파트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2천가구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당시 오수관로 공사 중이던 크레인이 매설된 한전 선로를 건드리면서 정전이 발생했고 아파트 주민은 인터폰 고장 등의 재산피해를 겪었다.

이천동에 거주하는 이모 (55) 씨는 "밤새 전기가 나가서 음식이 모두 상했고 의료기기 도움이 필요한 어머니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까 노심초사했다"며 "최근 남구에서 잦은 정전이 일어나는데 정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 정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