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덕수 총리 인사청문회 파행…내달 2, 3일 다시 열기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는 가운데 한덕수 후보자가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는 가운데 한덕수 후보자가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다음 달 2, 3일 다시 추진된다.

다음 청문회 일정이 잡혔지만 이날 역시 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총리 임명은 물론 총리 제청이 있어야 하는 장관 임명도 힘들어져 다음 달 10일 총리와 장관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야는 26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지만 전날과 같이 자료 제출을 놓고 공방만 벌이다 30분 만에 산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날 간사인 강병원·배진교 의원만 참석시켜 청문회를 진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후보자는 선서도 하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 파행의 원인이 된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놓고 여야가 격돌하기도 했다.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새 정부의 총리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정과 상식의 잣대로 꼼꼼하고 철저하게 후보자 관련된 의혹이나 이런 부분을 검증하라는 것을 국회의 책무로 맡기셨다"면서 "총리 이력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한 전관예우의 끝판왕인가, 아닐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제출 요구 자료가 1천 건을 넘어 통상적인 청문회 요구의 서너 배에 달하는 데다 오래전 돌아가신 부모의 부동산 거래 자료, 1970년 이후 봉급 내용 전체, 30년 전 부동산 계약서 등 무리한 자료 요구가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수십 년 전에 돌아가신 부모님 재산거래내역까지 요구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간사가 혼자 자리에 앉아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자료제출 문제로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간사가 혼자 자리에 앉아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자료제출 문제로 회의에 불참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위원장은 "민주당이나 정의당을 설득할 수 없으면 인준 절차에 커다란 장애가 있을 걸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 점을 특별히 고려해 제출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을 많이 해주길 바란다"며 한 후보자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새 정부 국무위원의 첫 인사청문회부터 파열음을 내면서 향후 줄줄이 이어질 청문회의 험난한 일정이 예상된다.

호남 출신에 참여정부 총리를 역임한 이력 덕분에 민주당의 공세를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한 후보자의 첫 단추도 제대로 끼우지 못하면서 민주당의 공세가 최고조에 달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의 청문회에선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총리 후보자에게도 여러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총리 후보자로서 장관 후보자들을 추천했는데 제대로 검증하고 추천했느냐는 것"이라며 "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장에 나와 앉아 있을 게 아니라 윤 대통령 당선인에게 가서 문제 있는 장관 후보들을 교체해 달라고 건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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