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선 공천이 총선 좌우?…공천 파동에 발등 찍힌 '금배지' 잔혹사

현직 단체장 배제 시도했다가 선거도지고 여론까지 나빠져
다음 총선 때 당 공천 못 받아…정치 생명에 부메랑으로 작용

국민의힘 포항시장 김순견, 문충운, 박승호 예비후보가 28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항의 방문해
국민의힘 포항시장 김순견, 문충운, 박승호 예비후보가 28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항의 방문해

국민의힘 경북도당이 사천(私薦) 논란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최근 대구경북(TK) 정가에서 지방선거 공천 책임론이라는 부메랑을 맞은 지역 국회의원 잔혹사가 회자한다. 당협위원장인 국회의원이 '무리한 공천'으로 인해 지역 사회 여론이 나빠져 결국 자신의 정치 역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경산시장 경선 기회를 얻지 못한 예비후보 10명은 지난 27일 윤두현 국민의힘 국회의원(경산) 퇴출을 위한 시민협의체를 출범시키고 향후 무소속 시민후보 1명을 선출해 경산시장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윤 의원과 조현일 예비후보가 야합해 14명의 예비후보 중 뚜렷한 명분도, 이유도 없이 조 예비후보를 단수 추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명분이다.

여기에 김정재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포항북)도 불공정 공천을 주도한다는 비판과 함께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22일 경북공관위가 이강덕 포항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키로 했는데 이 시장 측이 '표적 탈락'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다 보니 TK 정치권에서는 과거 지방선거마다 공천 파동이 일었고, 이 일이 해당 지역 '금배지'의 발등을 찍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만큼 이를 반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천을 받는 사람은 1명이지만 낙천자는 여럿이고, 이들이 차기 총선 때까지 지역구 국회의원 낙선 운동 최선봉에 서는 게 자명한 만큼 이들이 수긍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정당의 당세가 강한 안동에서 4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3등으로 낙선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협위원장이 자신의 총선 가도에 방해된다고 생각되는 3선 도전 현직 단체장을 무조건 배제하려는 시도가 역풍을 맞은 것"이라며 "이러한 공천을 주도한 국회의원도 결국 그 유탄을 맞아 다음 총선에서 정계 은퇴해야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당에서 하는 우스개 중 'TK에서 당의 공천을 받고도 지면 해당행위'라는 말이 있다"며 "2년 전 구미 갑, 을 두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 재선 도전에 실패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의 구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진데 대한 책임 추궁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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