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노사가 26일 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임금 4.5% 인상안에 합의해, 우려했던 교통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민들은 타결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반복해서 들려오는 파업 소식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노사의 극적 타결에 박수를 보내지만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 집단 행위는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임금 인상은 물가 인상 등으로 타당해 보이지만 대구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번 임단협 타결로 대구시는 내년에 재정지원금으로 112억 원을 더 투입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올해 물가 상승과 유류비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까지 더하면 대구시의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2천억 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버스요금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모두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요금 인상 카드까지 꺼내 든다면 시민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대구시가 매년 천문학적 재정지원금을 쏟아붓는 상황에서도 적자를 낸 버스업체는 이윤을 챙겨 가고 임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거듭되고 있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대구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이대로 놔 둬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준공영제는 지자체가 버스 수입금을 통합 관리하며 적자를 메워 주는 제도다. 문제는 적자 노선 확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운행 원가가 매년 늘어나고 재정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해마다 쏟아붓는 혈세는 늘었지만 운송 원가는 더 늘었고 승객 수는 도리어 뒷걸음쳤다. 대구시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시내버스 업계는 경영 개선을 외면하는 동안 시민들은 점차 대중교통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갈등의 근원적 문제인 준공영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준공영제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대구시는 준공영제의 틀을 바꾸거나 완전 공영제 또는 민영제라는 선택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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