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도 가덕도 신공항 준해 국비 투입돼야

정부가 13조7천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또한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방침이다. 정부가 서둘러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의결한 것을 두고 퇴임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기반인 부산·경남·울산에 선물을 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정부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 계획을 보면 사업비는 당초 예상한 7조5천억 원의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예상 수요는 당초의 절반에 그치는 등 사업 전반에 문제가 있다. 개항 시기도 2035년으로 6년이나 늦춰졌다. 경제성 평가인 비용편익분석(B/C)은 0.51∼0.58로 경제성 기준인 1에 크게 부족했다. 사업비와 공사 기간이 늘어난 것에 문 대통령이 우려를 표명할 정도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문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변경했을 때부터 부산·경남·울산 주민들의 환심을 사려는 속셈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작년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특별법이 통과됐고, 문 정부 임기 막판에 사업 계획이 통과됐다. 승객과 물류가 아닌 표만 오가는 정치 공항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가덕도 신공항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형평성도 맞지 않다. 가덕도 신공항은 13조7천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전액 국비로 투입되는 반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국비 투입 1원도 없이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아직 국비 투입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 지역 차별이란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대형 국책사업 필수 조건인 예타를 면제하는 것도 형평성 논란을 부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은 국가균형발전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도약에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 논리라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역시 국가균형발전과 대구경북 지역 도약에 필수적인 사업이다. 가덕도 신공항에 준하는 국비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도 투입되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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