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서로에게 기댈 언덕이 필요하다

이윤숙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대구지회장(가톨릭푸름터 원장)

이윤숙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대구지회장(가톨릭푸름터 원장)
이윤숙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대구지회장(가톨릭푸름터 원장)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은 6·25전쟁으로 인한 전쟁미망인, 사별, 행방불명 등으로 남겨진 모자 가족과 윤락 여성 선도를 위해 그들의 생활보호, 자녀 양육,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고자 1950년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태생한 생활복지시설이다.'(복지타임즈, 2019)

부녀 복지로 시작된 아동복지시설과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역사는 한국사회복지 역사의 시작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6·25전쟁 이후 개발도상국으로 변화와 발전을 거치며 1980, 2000, 2020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한부모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가족 형태가 생겨났다.

대구 지역 한부모가족시설은 미망인모자복지회라는 이름으로 지금의 목련모자원이 그 시작이 되었다. 이후 시대의 요구와 사명감으로 사회복지법인에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혼인하지 않은 미혼모의 임신과 출산, 양육을 도와주는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인 가톨릭푸름터, 공동생활가정인 클로버와 잉아터, 모자시설인 목련모자원, 하은빌리지, 자용모자원, 본마을, 소망모자원, 일시가족복지시설인 대구가톨릭여성의집이 지역 내 한부모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순간의 사랑과 쾌락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두려움과 걱정, 서로 사랑하여 미래를 함께할 꿈을 가졌지만 갑작스러운 임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낙태를 권유하는 남자 친구와 가족들로부터의 외면과 책임지지 않는 사랑을 경험하게 되고, 사회와의 단절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배우자가 없는 모·부자 가족 또한 사별과 가정폭력, 별거, 이혼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 불안정한 주거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사랑이 고픈, 부모의 희생이 고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자녀들이 살아가고 있다. 부모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나이, 사랑받아야 할 나이에 부모의 별거와 이혼으로 집을 나와 방황하는 아이들이 갈 곳은, 마음 둘 곳은 어디일까.

부부도, 부모도, 자녀도 너무 바쁘게 살고, 서로에게 희생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고, 사랑의 책임을 잊어 버리고 이기적이고 무관심하게 살다 보니 자녀의 몸의 변화도 알아채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부모의 희생이 필요한 시대, 부모의 책임과 사랑이 필요한 시대가 지금이 아닐까.

조금 일찍 엄마가 된 미혼의 여성 중 책임지는 사랑으로, 생명에 대한 소중한 가치로 당당한 출산을 선택하고 양육하는 이들이 있다.

생명을 지킨 선택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용기와 당당함으로 책임 있는 자세로 양육하는 젊은 엄마, 상처가 있고 아픔이 있고 힘듦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을 선택한 엄마 등 세상 모든 어머니는 위대함을 이야기하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며 축복하고 싶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며 함께 사는 세상, 다양한 구성원이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 안에서 생명과 사랑, 감사와 희망의 계절에 한부모가족들을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나와 우리이길 기도한다.

우리는 서로 기댈 언덕이 되어주어야 한다. 사랑 깊은 배려와 너른 이해와 인내심으로, 눈부시게 푸르른 날들을 감동과 감탄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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