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6·1 동시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본선에 올릴 대구경북(TK) 후보자 명단조차 채우지 못하자, 노무현 정부 시절 'TK 총선 드림팀' 구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 2년 차인 2004년에 실시된 17대 총선에서 당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은 TK 공략에 역대 최대로 공을 들였다. 열린우리당은 전국정당화를 위해 TK 의석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고, 이를 위해 초호화 수준의 '총선 드림팀'을 꾸려 TK선거판에 투입했다.
노 대통령 최측근인 이강철 후보(대구 동구갑)를 비롯해 교육부 장관 윤덕홍 후보(대구 수성구을), 노동부 장관 권기홍 후보(경산청도), 국무조정실장 이영탁 후보(영주), 농림부 차관 김정호 후보(대구 동구을), 건교부 차관 추병직 후보(구미) 등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모두 낙선했음에도 소득은 제법 있었다. TK 시도민으로서는 쟁쟁한 여야 후보들의 선거운동과 정책공약 대결을 지켜보며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투표 효능감을 느꼈다. 낙선자들 역시 중앙으로 돌아가 장렬한 전사(?)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정권 주요 직책을 맡았다.
특히 이강철 후보는 이듬해인 2005년 열린 대구 동구을 국회의원 재보선에 재차 출격해 당시로서는 민주당 역대 최다 TK 득표율인 44.05%를 기록했다. 이 후보의 선전이 밀알이 되어 11년 후인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상황에서 민주당이 처한 상황은 '집안 싸움'과 '후보 기근'이 동시에 연출되는 등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대구시장의 경우 서재헌 후보가 단수 공천이 됐지만, 홍의락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위한 군불을 때며 벌써부터 '표 분산' 우려가 터져 나온다. 반면 경북도지사는 출마자가 한 명도 없어 중앙당의 전략 공천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TK에서 민주당의 위상 추락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잔치로 불리는 지방선거에서 출마자가 없다는 것은 시·도당 존립의 근거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약진에 고무된 탓에 4년 뒤 선거를 위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오직 지역주의만 탓할 게 아니라 TK 시도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한 성찰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