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 많이 쓰는 5월이 무섭다…전방위로 오른 물가 어떡하나

외식·집밥·선물 등 대부분 상품과 서비스 가격 다 올라

마트에 장난감이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마트에 장난감이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가정의 달'인 5월을 앞두고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에 울상을 짓는 이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날(5일)·어버이날(8일) 등 가족 행사가 쏟아지는 탓에 소비가 커질 수밖에 없지만,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크게 인상돼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2년여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적으로 풀렸지만 "5월이 두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어버이날에 부모님을 데리고 한정식 집을 가려고 했던 박모(34·대구 수성구) 씨는 예전에 부모님과 먹던 1인당 5만원짜리 세트 가격이 최근 5만5천원으로 올라 있었다고 했다. 한 단계 낮은 4만원짜리 세트는 4만5천원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박 씨는 "1~2천원도 아니고 5천원씩 우습게 뛰더라"며 "그래도 어버이날엔 좋은 데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지역 외식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6.8% 올랐다. 식자재 가격이 크게 뛴 탓에 음식을 만들어 파는 자영업자들도 가격을 올려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해먹기도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밥상 물가'로도 불리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지수(2020=100)는 지난달 109.38로 2년 전과 비교하면 11.5% 올랐다. 28일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팔고 있는 A사 밀가루(1kg) 가격은 1천950원이다. 2년 전엔 1천390원이었다. 수입 소고기 등심(500g) 가격도 2년 전보다 18.9% 오른 3만1천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특란 10개 가격은 2년 전 가격(1천800원)의 2배를 훌쩍 넘은 4천원이었다. 주부 강모(56) 씨는 "돈을 아끼기 위해 외식을 거의 하지 않는데도 살림살이가 정말 빠듯해졌다"고 말했다.

금쪽같은 아이의 선물을 구매하려다가도 망설여진다. 이마트에서 팔고 있는 '레고' 장난감의 1~10위 인기 상품을 보면, 절반이 10만원이 넘고 가장 비싼 가격은 14만9천900원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10만원 이상 장난감은 2개였고, 최고 높은 가격은 12만9천900원이었다. 6살 아들이 있는 여모(38) 씨는 "혹시나 마트에서 떼쓰는 광경이 나올까 이번 어린이날은 마트에 가지 않으려 한다"며 "중고거래 직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해외 직구도 쉽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가 멀다 하고 크게 뛰면서 할인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서다. 최근 미국의 통화 긴축 등으로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천270원을 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4% 올랐다. '해외 직구족' 7년 차인 윤선기(40) 씨는 "해외 쇼핑 사이트에서 포켓몬스터 카드 50장을 6.5달러 정도로 할인하고 있어서 대량 주문을 하려고 계획 중"이라면서도 "환율이 심각하게 올라 이게 진짜 할인인지도 모를 지경"이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덕분에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먹었지만, 이내 다시 고민에 빠진다. 우선 비행기 티켓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한항공의 국내선 5월 유류할증료는 편도 1만4천300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지난 1월(6천600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리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이다.

휘발윳값도 리터당 2천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어 장거리 운행도 부담된다. 김세현(45) 씨는 "아이와 함께 경북 외곽으로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려고 계획 중"이라면서도 "휘발유 가격 때문에 멀리로는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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